<막가는 ‘反시장법’>국민정서 저버린 ‘부산票’만을 위한 ‘꼼수’

국회 정무위원회가 통과시킨 ‘부실저축은행 피해자 지원 특별조치법’(특별법)은 부산에 출마하는 여야 정치인들이 법안이 가진 위헌성에도 불구하고 ‘4·11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지역 표심을 노린 ‘정치꼼수’에서 발의한 것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은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의 부산 사상 출마로 흔들린 표심을 진정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민주통합당(민주당)은 ‘낙동강 전선’으로 표현되는 부산·경남(PK) 공략 방안으로 각각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이들은 특별법이 일반 국민정서와 괴리돼 설사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더라도 지역 표심을 자극해 선거에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하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부산 표심 노린 ‘포퓰리즘 입법’ = 이번 특별법은 새누리당에서는 허태열(부산 북·강서을) 정무위원장과 정무위의 이진복(부산 동래) 의원, 특별법을 처음 발의한 지식경제위원회의 이종혁(부산 부산진을) 의원 등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서는 ‘낙동강 전선’인 북·강서 을에 출마를 선언한 문성근 최고위원과 보해저축은행 본사가 있는 광주 출신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허 위원장과 이진복 의원은 지난해 4월에도 저축은행 예금 및 후순위채권 전액을 예금보험기금을 통해 한시적으로 보장해주는 내용의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금융당국 “결국 국민세금으로 지원” 반박 = 허 위원장은 각계에서 비난 수위가 높아지자 12일 ‘특별법 제정과 관련한 오해와 해명’이라는 자료를 내는 등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고 있다. 허 위원장은 자료에서 ▲정부가 인정한 책임만큼 지원하도록 해 포퓰리즘이 아니며 ▲5000만원 이상 예금자 중 연령과 학력, 재산상태 등을 고려해 보상자를 선정하고 ▲예보기금 사용은 정부예산이 없어 불가피하고 ▲제3의 저축은행 사태가 나더라도 특별법 제정은 없을 것 등의 이유를 제시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자들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금융감독원 측은 ▲정부가 포괄적 책임에 대한 답변은 했지만 계수화한 금액으로 인정한 적이 없다 ▲예금자보호법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의 학력과 연령을 감안하겠다는데 객관적으로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 ▲예보기금 사용은 결국 국민세금으로 부담할 수밖에 없다 ▲특별법 제정은 국회가 하는 것으로 사건에 따라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국회에 대한 비난이 집중되자 이를 해명하기 위한 것일 뿐 해결책으로서는 미흡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금융산업노조 조합원들은 13일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열리는 서울 영등포구 국회 민주당 대표실 앞에서 ‘금융질서 파괴하는 저축은행 특별법 철회’, ‘예금자보호 원칙훼손 온 국민이 분노한다’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기도 했다.

신선종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