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빼야 하나’… 속타는 민주

민주통합당(민주당)은 서울 노원갑에 공천한 김용민 후보의 과거 인터넷 방송 저질·막말 발언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점점 높아지면서 속으로 끙끙 앓고 있다. 야권 내부에서도 공천 철회나 후보 사퇴 주장이 나오지만 민주당은 계속 침묵으로 버티고 있다. 버티면 버틸수록 수도권 다른 후보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불을 보듯 뻔하지만 공식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 한명숙 선거대책위원장이 4일 대전 유세 도중 기자들의 ‘김용민 대책’ 질문에 “걱정된다”고 짧게 답한 게 공식반응의 전부다.

당 지도부 스스로 “정의의 사도”라는 등 극찬하면서 띄운 후보라 ‘김용민 카드 철회’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김 후보가 스스로 물러나주는 방법을 선호하고 있고, 그런 의사를 이미 전달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일종의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김 후보는 5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출근길 인사 중이다. 쌀쌀함도 풀려가고 있다. 움츠리지 않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후보를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 후보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야권 내에 상당하다. 일각에선 부산 사하갑 새누리당 문대성 후보의 논문표절 시비를 거론, “문대성에 비하면 실언을 한 김용민은 큰 문제가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박지원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자유분방한 방송인으로서 한 말에 대해 진솔하게 사과했으니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은 갖춘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천철회 가능성’을 부인했고, “수도권 선거에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를 지지했던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작가 공지영씨가 김 후보 비판대열에 섰지만 과거 자신들이 새누리당에 가했던 비판에 비하면 너무 무르다는 지적이다. 공씨는 4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김용민의 실언을 들었다. 인간 김용민에게 무거운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도 4일 트위터에 “풍자와 야유에도 금도가 있어야 하고 우리 삶에서 인권 감수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된다”고 적었다.

유병권기자 yb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