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스러운 입’의 돌출… 선거 막판 ‘쓰나미’ 몰고오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어색한 유세’ 김용민 민주통합당 서울 노원갑 후보가 5일 오전 노원구 월계동 월계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심만수기자 panfocus@munhwa.com

“시청역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를 다 없애버리면 (노인들이) 안 오지 않겠나.”, “주한미군을 다 생포해 인질로 삼아 부시(전 미국 대통령)가 사퇴하지 않으면 한명씩 장갑차로 밀어버린다”, “전국 쓰레기 매립지에서 XXX(자위행위)에 쓴 휴지는 반입을 금지시켜.”

서울 노원갑에 출마한 김용민 민주통합당(민주당) 후보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과거 ‘저질 막장 발언’ 파문이 6일 앞으로 다가온 ‘4·11 국회의원 총선거’의 최대 돌발변수로 등장했다. 김 후보가 2004~2005년 인터넷 방송 출연과 팟 캐스트‘나는 꼼수다’를 진행하면서 쏟아낸 노골적인 성적 표현과 여성 비하, 노인 폄훼 발언 등은 그 내용이나 표현면에서 사회적 규범과 상식, 금도를 벗어난 것이 많다. 이에 따라 지난 2004년 ‘4·15 총선’을 보름 앞두고 당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는 ‘노인 폄훼 발언’보다 더 큰 파장을 몰고올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5일 인터넷상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는 김 후보의 막장 발언들은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과 달리 출처와 내용이 분명하고, 발언의 비속성과 저질성 강도가 상궤를 벗어날 정도로 높아 그 파급력은 예상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접전지역이 많은 수도권 선거구는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군다나 교육열이 높아 교육선거구로 불리는 노원구와 인근 중랑구, 도봉구 등 서울 동북벨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실제로 김 후보가 4일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문을 올린 그의 블로그에는 하루 만에 2400여건이 넘는 비판과 옹호 등의 댓글이 쇄도했다.

신율(정치외교학) 명지대 교수는 “김 후보의 발언은 선거의 핫 이슈가 되기 위한 두 가지 조건인 단순화와 새로운 충격을 모두 갖췄다”며 “민주당이 수습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총선 주도권을 새누리당이 쥘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혜훈 새누리당 선대위 상황실장은 “김 후보를 정의의 사도라고 한 손학규 상임고문, 그를 신뢰한다고 한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그리고 김 후보를 사위 삼고 싶다고 한 공지영씨, 김 후보를 전략공천한 한명숙 대표 등은 모두 입장을 밝히라”고 민주당을 몰아붙였다.

가뜩이나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있는 민주당에는 비상이 걸렸다. 당 관계자는 “공천·경선 갈등과 야권 후보단일화 잡음 등으로 등을 돌렸던 중도파와 부동층이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을 계기로 돌아오려는 순간 김 후보의 발언 파문이 터졌다”며 “이들이 아예 투표를 포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여론전문가는 “김 후보의 막장 발언은 여성 비하 발언으로 새누리당 공천에서 떨어진 석호익 전 KT부회장 건과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발언, 김선동 통합진보당 의원의 국회 최루탄 투척 사건 등을 모두 합친 것보다 선거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세동·김동하기자 sdg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