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공식 바꾼 19대 총선

높은 투표율에도 ‘보수’ 승리
세대간 양극화 → 都農 양극화
‘서울승리=총선승리’등식 깨져
초박빙 지역 이례적으로 많아
무소속·제3세력 당선자 급감

‘4·11 국회의원 총선거’는 역대 총선에서 하나의 법칙처럼 여겨져 온 여러 특징들을 일거에 깨뜨린 선거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 결과가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많은 특징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번 총선에선 54.3%라는 비교적 높은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을 비롯한 보수 진영이 승리를 거뒀다. 이번 선거 전까지 많은 여론조사 및 선거 전문가들은 투표율이 55%를 넘으면 민주통합당(민주당)이 승리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하지만 이번 총선 투표율이 지난 2008년 18대 총선 투표율(46.1%)보다 8.2%포인트나 높아져 55%에 육박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예상을 한참 빗나갔다. 전례없는 보수표 결집이 나타났다고 볼 수밖에 없다.

최근 선거에서 ‘세대 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던 것과 달리 이번엔 ‘도농 간 양극화’가 뚜렷해졌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번 총선의 특징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호남을 빼고 총선 결과를 분석해보면 서울과 인천, 대전 등 3개 대도시에서 새누리당은 총 25석, 민주당은 39석을 얻었다. 반면 농촌 지역이 대부분인 강원에선 9개 의석을 새누리당이 독식했다. 충북·충남에서도 새누리당은 농촌 선거구에서 초강세를 보이며 9개 의석을 확보했다.

‘서울 승리=총선 승리’의 등식도 이번 총선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2004년 17대 총선, 2008년 18대 총선 모두 서울에서 승리했던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각각 총선 승리의 주인공이 됐었다. 하지만 이번엔 새누리당은 서울에서 민주당(30석)의 절반 수준인 16석을 얻고도 단독 과반의석을 확보하며 제1당에 올랐다.

개표가 3분의 2 이상 진행될 때까지도 당선자를 알 수 없는 초접전 박빙 선거구가 속출한 것도 이번 총선에서 두드러진 특징이다. 불과 1000표 이하의 표차로 1·2위가 갈린 선거구가 11곳, 1001~2000표 차이인 선거구가 10곳, 2001~3000표 차이인 선거구가 4곳이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통합진보당 연합군의 정면 충돌로 무소속과 제3세력이 힘을 쓰지 못한 것도 특징이다. 18대 총선에선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 친박연대,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등 6개의 원내정당이 출현했고 무소속 당선자가 25명에 달했다. 하지만 이번엔 원내정당이 새누리당과 민주당, 통합진보당, 자유선진당 등 4개로, 무소속 당선자는 3명으로 줄었다.

오남석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