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수입중단·보류 속속… 美 ‘긴 후유증’ 예고

광우병 발병에 대해 차분히 대응하던 미국은 점점 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이번 광우병 발병이 돌연변이성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이나 보류 조치가 늘어나면서 상당기간 후유증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 농무부는 현재 미국산 쇠고기 수입국들에게 광우병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번 광우병 발병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쇠고기가 여전히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농무부는 또 가축의 이력추적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병든 가축이 발견될 경우 사육농가를 신속히 찾아내 이 질병이 다른 가축으로 전염됐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가축 개체별로 식별 태그를 붙이고 등록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미국 측은 광우병에 걸린 젖소가 농무부의 광우병 감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테스트 대상에 지목된 소라고 밝히고 있고, 오염된 사료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 측은 문제의 젖소가 생후 10년7개월 된 소라고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광우병 발병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잘못된 사료의 문제점이 남아 있으며, 이를 근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소 사료로 소의 잔해물이 직접 사용되지 않고 있지만, 소의 잔해물이 닭 등 여타 가축에게 넘어간 뒤 이들 가금류들이 다시 소의 사료로 사용된다”면서 “일종의 소끼리 잡아먹는 행위가 완전히 금지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광우병이 발생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놓고 아시아 각국이 실태확인, 검역강화에서부터 수입금지까지 다양한 정책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만과 일본 등 대미 교역량이 많은 공업국들은 일단 현지조사단 파견을 통한 ‘선(先) 안전성 여부 확인 후 정책 결정’이라는 입장인 반면에 태국과 인도네시아 같은 농업국은 ‘선 수입중단’ 조치를 취하고 있다.

광우병 발생이 빈번한 캐나다와 인접한 멕시코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별다른 문제를 삼지 않고 있다. 미국의 광우병 발병 이후 대만은 29일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검사를 위해 조사단을 미국에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멕시코, 캐나다, 일본 등 미국산 소고기 5대 수입국과 식품 안전에 까다로운 유럽연합(EU) 등에서 현재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별다른 수입제한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태국은 인도네시아에 이어 두번째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조치를 취했다. 태국 일간 방콕포스트는 27일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것이 확인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수입을 중단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CSM은 인도네시아 관리의 말을 인용, “미국이 안전을 증명할 수 있는 한 빨리 미국산 쇠고기를 들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 천영식특파원 kkachi@, 이제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