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티켓 불법 거래 주최 나이키 ‘나몰라라’

20대 여성 7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단축마라톤 대회인 ‘나이키 우먼스 레이스’의 참가 티켓이 인터넷을 통해 불법으로 거래되면서 소비자들의 갖가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공동 주최사인 나이키스포츠사와 서울시가 불법 거래를 막거나 예상되는 피해에 적극적인 대응 조치를 내놓지 않는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 시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26일 오후 6시30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7㎞ 단축마라톤을 벌이는 ‘나이키 우먼스 레이스’가 4월16일 참가자 모집을 개시하자마자 단 몇 분 만에 모집 정원 7000명의 신청이 마감됐다.

신청자들은 3만원의 참가비를 내야 하는데도 나이키스포츠사가 내건 행사 경품과 서비스에 이끌려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참가 티켓 구하기 경쟁이 과열되면서 개인 간 불법 거래가 난무하고, 그로 인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나이키 우먼스 레이스’의 참가 티켓은 현재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서 공식 참가비 3만원의 두 배를 넘는 6만∼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지난달 말까지 거래 희망 공지가 180여건 올라왔으며, 이 중 여러 건의 거래가 성사됐다. 이 사이트에는 지난해 행사 때의 거래 희망 공지 150여건도 지워지지 않고 버젓이 남아 있다. 지난해에도 개인 간 불법 거래가 빈번했다는 증거다.

불법 거래가 횡행하면서 사기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돈을 보냈는데 티켓을 받지 못했다며 피해를 호소하는 글들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다.

더욱이 불법 거래된 참가 티켓으로 레이스에 참가할 경우 부상 등 안전사고가 발생해도 전혀 보상을 받지 못한다.

이와 관련, 제연숙 나이키스포츠사 홍보팀장은 “참가권 양도에 따른 부정 참가자는 보험 혜택 등 대회 관련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다”고만 밝혔다. 그는 ‘소비자 피해와 관련한 추가 대책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담당자는 불법 티켓 거래에 대한 대책과 관련,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답했다.

박민철·임정환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