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하무인’ 나이키 - ‘쩔쩔매는’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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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우먼스 레이스’ 의 참가권 불법 거래로 인한 안전미비와 소비자 피해 우려가 제기됐는데도 공동 주최측인 서울시가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채 글로벌 기업인 나이키스포츠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여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시가 보편적인 시민 건강과는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 사기업의 대대적인 홍보행사에 장소와 편의 시설 등을 제공하고도 행정적인 감독권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기업 상혼에 휘말려 시민의 안전을 등한시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5월3일자 AM7 1면·문화일보 10면 참조)

3일 최경주 서울시 경제진흥실 국제협력과장은 AM7과의 전화통화에서 “수천명이 참가하는 레이스 대회를 공동주최하는 입장에서 시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최대한 노력 중”이라면서, “나이키스포츠와 서울시가 공동으로 불법 암거래 행위를 막기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나이키스포츠측에 이번 행사 홈페이지에 불법 거래에 대해 위험 공지를 띄우는 등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했다”면서 “그러나 당장 제도적 문제 등을 고려한다면 행정 조치에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결국, 서울시가 이 행사의 불법티켓거래, 안전미비 등 심각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글로벌 기업에 대한 행정통제력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음을 시인한 것이다.

실제로 불법 티켓 거래의 문제점이 알려진 이날 나이키스포츠측은 추가 대책 마련은 고사하고, 한줄의 공식 입장조차 내놓지 않았다. 심지어 회사의 입장을 정리해 알려야할 홍보팀은 AM7의 취재시도를 고의적으로 회피했다. 소비자 피해 우려에 대해 ‘나몰라라’식의 대응을 해온 나이키스포츠가 서울시의 시정 요청은 물론 언론사의 취재에도 응하지 않는 ‘안하무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편, 나이키스포츠와 유사한 마라톤대회를 준비하는 뉴발란스, 스케쳐스 등 스포츠 회사들도 이번 불법 티켓 거래 관련 나이키의 대응 방향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마라톤 대회를 준비중인 한 업계 관계자는 “나이키의 무책임한 태도가 다른 대회까지 영향을 미칠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나이키 우먼스 레이스’는 오는 26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20대 여성 7000명이 단축마라톤을 벌이는 홍보 행사다.

박민철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