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올랑드시대 개막>유럽에 불어닥친 ‘反긴축 바람’… ‘퍼펙트 유로스톰’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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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유로스톰(Perfect Eurostorm)’이 가시화하는 것일까.

6일 프랑스 대선과 그리스 총선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기존 긴축 중심 정책에 반기를 드는 후보와 정당이 사실상 승리를 거두면서, 유로존은 물론 유럽 및 세계경제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폭풍속에 놓이게 됐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 BBC는 지난 3일자 기사에서 향후 유럽상황을 영화제목 ‘퍼펙트 스톰’에 빗대 ‘퍼펙트 유로스톰(최악의 유로위기란 의미)’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덴마크 코펜하겐 소재 삭소뱅크의 슈텐 야콥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 등과 인터뷰에서 “이제는 정치권이 유럽 상황을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정치권과 유권자 간 공백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사회당 정권 탄생만큼이나 세계가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그리스 총선 결과이다. 이번 총선에서 양대정당인 우파 신민당과 좌파 사회당이 과반득표에 실패하고 급진좌파성향의 좌파연합 시리자 당이 제2당, 극우 황금새벽당이 의회진출에 성공함으로써 1, 2차 구제금융에 따른 긴축재정프로그램이 위기에 빠지게 됐기 때문이다. 극좌·극우당이 향후 의회에서 사사건건 제동을 걸 경우 긴축재정 중단, 구제금융 지급중지, 무질서한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그리스 유로존 퇴출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겨우 진정국면에 들어간 유로존 위기는 물론 전세계 경제가 다시 한번 곤두박질칠 수도 있다.

최대현안은 올해초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중 25개국이 동의한 신재정협약이다. 이 협약은 회원국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를 넘고 국가부채가 GDP의 60%를 초과할 경우 벌금 등 EU 차원에서 자동제재를 가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는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스에서도 좌우 소수연정이 극좌·극우 정당의 강한 압력에 밀려 재협상을 들고 나올 확률이 높다. 이 같은 추세는 조기총선을 앞둔 네덜란드, 이탈리아 및 2013년 총선을 치러야 하는 독일 등 다른 유럽국가들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긴축정책을 주도해 온 독일로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기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교장관은 6일 올랑드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유럽 경제를 위해 “성장협약을 만드는 데 힘을 합칠 것”이라고 발빠르게 유화 제스처를 보냈다. 베스터벨레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긴축중심의 신재정협약을 고집하지 않고 성장정책을 확대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EU도 최근 ‘성장협약’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미 올랑드와 전화통화까지 한 것으로 전해진다. 독일 현지언론들은 “최근 메르켈 측과 올랑드 캠프 간에 ‘공기 정화’를 위한 여러 차례의 비공개 접촉이 있었다”고 전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