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논란 확산>北인권법 놓고 민주 ‘두 목소리’

민주통합당(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해찬 후보의 ‘북한인권법 내정간섭 발언’이 논란에 휩싸인 것을 계기로 민주당이 두 목소리로 나섰다.

이해찬·김한길 후보 등 당권주자와 당 지도부는 “새누리당이 내놓은 북한인권법안으로는 북한 인권이 개선될 수 없다”며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는 반면, 문재인·손학규 상임고문 등 대선주자들은 북 인권 문제에 ‘보편적 가치’를 강조하며 중도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북한 문제를 둘러싸고 당내 입장이 정리가 안 돼 있다”며 향후 ‘엇박자’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북한 인권 관련 민주당 인사들의 발언에서는 두 가지 기류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새누리당이 마련한 북한인권법안의 부당함을 비판하는 목소리와 그보다는 북한 인권상황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방점을 둔 목소리가 그것이다.

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한길 후보는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이 들고 나온 북한인권법안에는 북한 인권을 개선하려는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새누리당은 북한인권법안의 용도가 북한 인권 개선인지, 아니면 색깔론으로 대선정국을 신공안정국으로 몰고 가려는 덫인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이해찬 후보도 앞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의 북한인권법안은 일부 극우 보수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직접 지원하는 법안이라고 불리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와 달리 대선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은 5일 군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인권은 국제적으로 보편적인 규범으로 이념을 떠난 문제”라며 “북한도 북한 주민의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학규 상임고문도 같은 날 전북대 특강에서 “북한은 결코 정상적인 국가로 볼 수 없다. 주민들은 굶어 죽는데 핵개발에 돈을 쓰고 있지 않느냐”며 “북한 주민들을 사람답게 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북한 인권상황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