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한국형 MD구축’ 합의>“北젊은지도자 변하지 않으면 주민반발 직면”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부 장관이 14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제2차 한·미 외교국방 장관 2+2 회의 직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향해 ‘북한의 주민 반발’ 상황을 직접 거론하면서 변화를 촉구해 발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클린턴 장관은 회의 성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김 제1위원장을 ‘젊은 사람(young man)’ ‘20대 권력자(the 20-something who rose power)’로 호칭했다. 그는 작심한 듯 “만일 그가 북한을 21세기로 나오게 한다면, 역사 속에서 변혁적 지도자로 남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호칭에 민감한 북한 입장에서 볼 때 ‘젊은 사람’ 등의 표현은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김 제1위원장의 권력을 인정하고 새로운 변화를 주문했다는 점에서 클린턴 장관의 발언은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김 제1위원장에 대한 발언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클린턴 장관은 “북한의 새로운 젊은 지도자는 굶주린 나라를 더 좋게 변화시켜야 하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억압받는 주민들의 반발(backlash)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AP는 전했다. 대중 반발 상황을 구체적으로 거론한 이날 클린턴 장관의 발언은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즉각 중단하고 6자회담 재개에 나서지 않을 경우 권력 기반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강력한 ‘대북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해 중동 지역에 거세게 불었던 ‘재스민 혁명’이 북한에서도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반공개적으로 언급한 셈이다.

클린턴 장관은 “북한 주민들이 기아와 강제 수용, 인권유린 상황에서 더 이상 살지 못하겠다고 생각하는 시점이 올 것이기 때문에 결국 북한은 변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제1위원장을 향해 “그가 (독재자들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북한 지도부는 전쟁 수행에 돈을 허비하기보다는 국민을 먹여 살리고 교육과 의료지원을 해줘 굶주림과 고립을 걷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교 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