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라벤’ 초속 38m 강풍… 수도권 강타

제15호 태풍 ‘볼라벤(BOLAVEN·라오스의 고원 이름)’이 28일 오후 순간 풍속 35m 안팎의 강풍으로 서울을 강타했다. 제주도를 거쳐 서해안을 따라 북상한 볼라벤의 영향으로 이날 전국 곳곳에서는 ‘태풍 대란’이 일어났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서울과 경기 북부 10개 시·군에 태풍경보를 내렸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볼라벤은 전북 군산 서쪽 약 110㎞ 해상에서 시속 52㎞의 빠른 속도로 북상하고 있으며 중심기압 960헥토파스칼(？？에 최대풍속 초속 40m로 ‘강한 태풍’의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이날 오전 6시16분 전남 완도에서는 초속 51.8ｍ의 순간 최대풍속이 기록되는 등 역대 5위권 초대형 태풍의 위력을 발휘했다.

볼라벤은 이날 오후 3시 서울에 근접, 순간 최대풍속이 서울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인 초속 38m를 기록했다. 볼라벤이 북상하면서 강원 영동을 제외한 전국에 29일까지 40~1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되며 서해안 등 많은 곳은 150㎜가 넘는 폭우가 오는 곳도 있겠다. 볼라벤은 이날 오후 9시 평양, 29일 오전 청진 등의 경로로 북한 지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대만 타이베이 남서쪽에 위치한 제14호 태풍 ‘덴빈(TEMBIN·일본의 별자리 이름)’이 새로이 북상하고 있어 제주도와 남해안 지역은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볼라벤은 오늘 늦은 오후 황해도 옹진반도 부근으로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며 해안에서는 폭풍해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침수와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한다”며 “30일 전후로 한반도가 덴빈의 영향권에 들기 때문에 볼라벤의 북상 이후에도 긴장을 늦추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볼라벤의 영향으로 전국 대부분의 초·중학교가 임시 휴교했다. 또 20만여 가구가 정전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의 모든 초·중·고등학교에는 임시 휴교 조치가 내려졌으며, 인천·광주·대전·강원·전북· 전남 지역 학교들도 고등학교를 제외하고는 휴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전국의 20만여 가구가 정전되고 21가구 54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경기 안산에서 강풍 낙하물에 1명이 부상했으며 목포와 여수, 통영, 제주 등지로 연결되는 96개 항로의 여객선 170척과 국내외 항공기 119편이 결항됐다.

또 이날 오전 2시40분쯤에는 제주 서귀포시 화순항 인근 해상에서 중국 어선 2척이 전복되면서 선원 33명 중 이날 오전 11시 현재 4명이 숨졌으며 19명이 구조됐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