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신당 창당’카드 직접 만지작… ‘최적의 타이밍’ 찾나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이후 신당을 창당하는 로드맵을 조만간 밝힐 것으로 알려져 ‘안철수 신당 카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안 후보측은 신당 창당에 대해 호남 지역의 여론이 부정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공개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현재로선 단일화 이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의 본선 경쟁 과정에서 공식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각에서는 안 후보의 국정운영 구상을 빨리 구체화해야 한다는 논리로 조기 공개를 거론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 캠프의 한 핵심 관계자는 20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후보 본인이 정치인으로 남겠다고 했는데 그러려면 신당 창당이 불가피하다”며 “지금으로선 단일화 이후 내달초 신당 창당 계획을 밝히는 안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다른 핵심 관계자도 “안 후보로 단일화된다면 당장 박 후보측에서 ‘무소속 대통령은 불안하다’고 공세를 펼 것이고 문 후보를 지지했던 민주당 사람들도 앞으로의 미래를 놓고 불안감에 흔들릴 수 있다”면서 “그 순간 안 후보가 신당을 창당해 민주당과 연합정치를 하거나 합당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다면 그런 불안감을 단번에 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안 후보의 신당창당론이 또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는 이유는 최근 발표된 새정치공동선언에서 양측이 공동연대 방향으로 ‘국민연대’라는 애매한 표현을 썼기 때문이다. 해석을 놓고 문 후보와 안 후보측에서 다양한 발언이 나오면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박선숙 안 후보 캠프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19일 브리핑에서 ‘단일화 이후 새 정권의 청사진’과 관련,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돼 안철수 정부가 출범하면 민주당은 안철수 정부의 든든한 국정 파트너”라며 “그것으로 충분치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박 본부장은 “안 후보는 여러 생각이 있다. 그것을 단일화 과정에서 문 후보와의 협의를 통해 국민의 동의를 받아가며 구체화하고 국민께 보고드릴 수 있는 시점이 머지 않았다”고 말해 강한 여운을 남겼다. 박 본부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도 “신당이든 뭐든 양측의 협력 방안에 대해 문 후보측과 대화를 나눈 게 없다”면서도 “단일화 이후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와 안 후보도 직접 신당 얘기를 구체적으로 꺼내들었다. 문 후보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국민연대’의 방식과 관련, “모든 형태가 다 가능하다. 안 후보측이 정당을 만든다면 그 정당과 민주당이 합당하는 것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도 문 후보의 발언이 알려진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이후에 (국민연대가) 어떤 형태가 될 것인지에 대해 (문 후보와) 말을 나눈 적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가능성은 열어두겠다”고 말해, 신당 창당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안 후보 캠프의 다른 관계자는 “안 후보가 신당 창당을 검토한다는 얘기가 기정사실화된 이후 호남권 등 일부 지역에서 안 후보에게 실망했다며 문 후보 쪽으로 돌아서는 흐름이 감지됐다”며 단일화 이후 공표 가능성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유민영 안 후보 캠프 공동 대변인은 신당 창당 계획 발표를 단일화 이전 반전 카드로 준비 중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카드를 준비하는 것은 없다”고 부인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