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탄두 550㎏ 소형화·6000도 버틸 재진입 기술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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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2일 최대 사거리 1만3000㎞로 추정되는 장거리 미사일 ‘은하 3호’ 발사에 성공하면서 국제사회에 핵무기 운반 능력을 확실하게 입증했다.

북한이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협을 현실화하기 위해 남은 과제는 이제 핵탄두 소형화와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뿐이다. 북한이 1980년대 후반부터 고폭실험을 100여 차례 실시했고, 파키스탄 등을 통해 이미 소형 핵무기 3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北 핵탄두 소형화 및 재진입 기술은 어느 정도? = 북한이 이번 미사일 발사 성공으로 세계에서 10번째로 ‘스페이스(우주) 클럽’에 진입하면서 운반능력은 확보했지만, 타격능력까지 개발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윤웅섭(기계공학) 연세대 교수는 “로켓 수송능력은 입증했으니 이제는 무거운 탄두를 실을 수 있는 기술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기술 수준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는 않다. 1980년대 후반부터 내폭형 기폭장치를 집중 개발해 100여 차례 고폭실험을 했고, 이 과정에서 핵탄두 소형화·경량화 수준을 꽤 향상시켰을 것이라는 게 정보당국의 추정이다.

이미 소형 핵무기 3개를 보유하고 있다는 증언도 있다. 북한과의 ‘핵 커넥션’ 장본인인 파키스탄의 압둘 카디르 칸 박사는 과거 인터뷰에서 “1999년 북한의 산악 터널을 방문했을 때 북한 측이 3기의 완성된 핵탄두 부품을 담은 상자들을 보여주며 ‘1시간 내에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칸 박사가 북한에 핵탄두 설계를 제공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사고 있다. 권용수 국방대 교수는 “북한은 2006년과 2009년 핵실험을 통해서 핵무기 소형화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대포동(은하) 2·3호 계열은 탄두 무게가 550㎏ 정도기 때문에 이 정도까지 소형화가 돼야 어느 정도 효과와 파괴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도 쉽지 않은 게, 장거리 미사일은 대기권을 벗어난 뒤 다시 재진입하면서 목표를 타격하는데 이때 6000∼7000도 고열과 압력이 발생한다. 탄두를 이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기술 단계까지는 가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시간문제’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은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면 재진입 기술과 탄두 유도 장비 등만 보완해 미사일로 전용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北 박도춘·주규창·백세봉 등 3인방 역할 = 북한 미사일 발사 성공에는 ‘로켓 3인방’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켓 3인방은 박도춘 노동당 군수담당 비서, 주규창 당 기계공업부(과거 군수공업부) 부장, 백세봉 제2경제(군수경제)위원회 위원장이다.

박도춘은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측근으로, 2005년부터 5년 동안 군수공장이 밀집된 자강도 당 책임비서를 맡아 군수공업 발전에 공로를 쌓았다.

올해 4월 당대표자회에서 당 정치국 위원에까지 선출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북한 최고의 공과대학인 김책공업대 출신인 주규창은 1991년부터 8년간 국방과학연구기관인 제2자연과학원 원장을 지내면서 미사일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했고, 1998년 8월 북한이 처음으로 발사한 장거리 로켓 ‘백두산 1호’ 발사에도 관여했다.

백세봉도 북한의 로켓·미사일 개발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전문가로, 2003년 제2경제위원장을 맡기 이전에는 제2경제위원회 당 책임비서로 일했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