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웃’ 이달 중순이 최대 고비

원자력발전소 부품 납품 비리로 가동 중지된 영광 원전 5, 6호기가 재가동됐지만 전력 위기는 1월 중순에 최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전력당국은 지난해 12월 31일과 2일 영광 원전 5호기와 6호기를 재가동했지만 1월 셋째, 넷째 주에 전력수요가 7913만㎾(직전 최대 7658만㎾)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각 100만㎾급 설비 시설인 영광 5, 6호기 가동으로 전력공급 능력은 8000만㎾를 넘어섰지만 월성 1호기, 영광 3호기, 울진 4호기 등이 가동정지 중이어서 전력 위기 상황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어봉 안내관 균열로 중지 중인 영광 3호기(100만㎾)와 증기발생기 교체작업으로 가동중지 중인 울진 4호기(100만㎾)는 올여름까지 가동이 어렵다. 설계수명 완료로 재심사에 들어간 월성 1호기(68만㎾)도 당분간 재가동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근 한파로 연일 최대 전력수요를 경신하는 상황에서 3기의 원전을 가동 못하면서 268만㎾의 전력 손실로 전력당국의 효율적인 수요 관리 없이는 ‘블랙아웃(대정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 전력거래소는 영광 5, 6호기 가동 이후인 이날 최대 전력수요를 7700만㎾로 예상하면서, 최저예비력이 400만㎾ 미만인 전력위기 경보 ‘관심’ 단계 발령을 예보했다.

올해 겨울은 추위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추위가 절정을 이루는 1월 중순쯤에는 최대 전력수요를 다시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겨울철 최대 전력수요는 지난 2009년 6265만㎾에서, 2010년에는 6896만㎾, 2011년에는 7314만㎾ 등으로 올랐고, 올겨울의 경우 지난달 18일 7517만㎾에 이어 8일 만인 26일에 7658만㎾까지 치솟으면서 연일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로 인해 전력위기 상황이 지속되면서 올겨울에만 전력위기경보 ‘관심’ 단계가 6차례 발령되기도 했다.

전력당국은 “1월 중순 등에는 블랙아웃 등 최악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기업은 물론 가정에서도 절전운동에 동참해 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