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잠재력 추락’ 막기엔 아직도 역부족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11년 만에 1.30명을 회복함에 따라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합계출산율 상승에 긍정적 평가를 내리면서도 고령화에 따른 성장 잠재력 하락을 막기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경제 전문 기관들은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향후 한국 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보고서에서 과거 한국의 빠른 경제성장이 노동인구 증가 덕분(인구배당효과)이었다고 분석하며 “2018년부터 노동인구가 줄어들면서 인구배당효과가 소멸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OECD는 특히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노동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서는 2018년부터 급격히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OECD는 2001∼2007년 연 평균 4.4%였던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하락, 2012∼2017년에는 연 평균 3.4%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잠재성장률은 노동인구 감소가 시작되는 2018년부터 더 떨어져 2018∼2030년에는 연 평균 2.4%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2013∼2050년에는 연 평균 1.0%까지 추락하면서 1%대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 고령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실질 경제성장률이 저출산 여파로 2020년 3.1%, 2030년 2.0%, 2040년 1.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045년에는 0.7%를 기록하며 1%대 밑으로 떨어지고, 2050년에는 0.5%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최근 몇 년 사이 합계출산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고령화 추세와 성장 잠재력 하락을 막기에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면서 “아직 갈 길이 먼 만큼 정부의 출산장려정책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도 “합계출산율이 오르고는 있지만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면서 “최소한 선진국 수준으로 합계출산율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