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해진 中… 人民日報 “北, 어떻게 수습하려고”

북·중관계의 틀이 바뀌고 있다. 과거 혈맹 관계 속에 무조건 북한을 감싸고 돌았던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의 신 지도부 출범 이후 북한을 분명한 ‘외교적 관계’로 대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중국의 북한 제재 찬성 역시 이 같은 변화 속에 나왔다는 것이다.

최근 북한이 3차 핵실험 강행의사를 밝히면서 긴장을 더해가는 한반도 정세에 중국 정부의 이 같은 변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25일 평론을 통해 “조선(북한)은 성질 급하게 나서지 마라.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수습하려느냐”고 꾸짖고 나섰다. 평론에서 런민르바오는 “현재 한반도 정세는 마치 산 꼭대기에서 커다란 바위가 굴러 떨어질 듯한 형세”라며 “한반도 비핵화의 실현과 관련국들의 관계정상화 그리고 동북아 평화기구 건설 등이 조선반도 안정에 중요한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중국 당 기관지가 북한을 직접 언급하며 논평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앞서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도 “냉정을 유지하면서 신중하게 행동하길 바란다”고 했지만 당사국이라고 표현했을 뿐 북한을 거명하진 않았다. 북한은 이미 6자회담 개최는 의미가 없다고 천명한 상태다.

이날 오전 중국 관영방송인 CCTV도 “앞으로 발사할 수많은 위성과 미사일 그리고 높은 수위의 핵실험은 미국을 겨냥한 것임을 숨기지 않는다”는 북한의 성명서 낭독 장면을 그대로 전하며 한반도 정세가 긴장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환추스바오(環球時報) 역시 관련 소식을 전하며 “북한이 중국이 제시한 6자회담을 거부했다”며 “북한의 핵실험은 중국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관영매체들의 보도태도는 현 중국 정부의 내심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 소식통은 이날 “중국 관영매체들의 보도태도는 중국 정부의 의중과 다를 수 없다”며 “중국 정부의 북한에 대한 태도 변화가 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중국이 북을 과거와 달리 외교적으로 대하는, 즉 과거와 같이 혈맹으로 대하는 것과 달리 거리를 두려는 태도는 사실 지난번 장거리 미사일 발사 때부터 명백했다. 이번 안보리의 북한제재도 그런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 박선호 특파원 sh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