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읽읍시다>글·그림으로 펼쳐지는 자연의 아름다움 등

★비밀의 강(마저리 키넌 롤링스 글, 레오 딜런·다이앤 딜런 그림, 김영욱 옮김/사계절) = 미국 남부 플로리다를 배경으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 대자연의 아름다움이 글과 그림으로 펼쳐진다. 초등학생 대상의 그림책이다. 각기 퓰리처상과 칼데콧상을 수상한 작가와 그림작가의 협업이 돋보인다. 2012년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플로리다의 전원생활을 그린 작품 중 ‘아기 사슴 플랙’으로 1939년 퓰리처상을 받은 작가의 사후 1955년 출간된 유작이다. 1930년대 플로리다의 자연환경과 생활모습을 담고 있는 줄거리에 딜런 부부의 그림이 어우러져 50여 년 만에 새롭게 선보였다. 주인공은 시를 즐겨 쓰는 소녀 칼포이나. 생선가게를 하는 아빠를 돕기 위해 큰 물고기를 찾아 ‘비밀의 강’으로 향한다. 1년내내 따뜻한 곳, 숲이 무성하고 습지가 많은 플로리다의 자연을 환상적이고 묵직한 그림으로도 즐길 수 있다.

자신과 닮은 유기견을 새 식구로 맞아

★안녕, 멍멍 컹컹(손미영 글·그림/아지북스) = 유기견보호소에는 열 마리의 개가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그림책을 넘길 때마다 사람이 한 명씩 등장해서 개를 한 마리씩 데리고 간다. 긴 금발 여자가 금빛털의 개를, 키다리 농구선수는 몸이 기다란 개를, 물방울무늬 옷차림의 어릿광대는 점박이개를 데려간다. 무표정했던 사람들이 각기 자신을 꼭 닮은 개를 데리고 보호소를 벗어날 때면 한결같이 밝은 표정이다.

기타통을 둘러맨 히피풍의 청년, 유모차를 끌고온 부인, 경찰복 차림의 젊은 여성도 남아있던 개들 중에서 딱 자기와 담은 개를 가족으로 맞는다. 보호소에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다리를 다친 강아지도 줄곧 강아지를 지켜보던 소년의 자전거에 동승해 새집으로 향한다. 모습과 스타일이 비슷한 사람과 개가 만나는 반복적인 구성을 통해 사람과 개가 한 식구가 되는 과정을 따뜻하게 보여준다.

과보호속 자란 창수가 얻어맞았는데

★외아들 구출소동(송언 글, 김병하 그림/봄봄) = 집집마다 자녀가 하나 혹은 둘인 시대, 대부분의 아이들이 외아들, 외딸로 과보호 속에 자라기 쉽다. 일부 가정에선 부모의 맹목적인 자녀사랑이 오히려 어린이의 건강한 성장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창수도 외아들이며 집에서 왕자다. 부모는 “맞아선 안 된다. 때려도 좋다”며 “뒷일은 엄마아빠가 책임진다”고 타인에 대한 배려에는 무심한 채 창수의 기만 살려준다. 부모의 강력한 지원에 힘입어 창수는 2학년 3반의 싸움대장으로 군림한다. 얻어터지는 게 아니라 친구들을 때리고 괴롭힌다. 어느날 학교서 놀다가 한 대를 맞은 창수는 집에 전화를 걸어 5학년 형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했다고 고자질한다. 창수가 맞았다는 연락을 받고 흥분한 아빠는 창수를 폭행한 형들을 찾아내기 위해 학교로 달려간다. 어린이의 소동에 어른들이 끼어들면서 갑갑한 상황이 펼쳐진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