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사진=뉴시스
김민희(31)는 1999년 데뷔했다. 연기경력이 10년을 훌쩍 넘겼지만 멜로물은 오는 21일 개봉 예정인 영화 ‘연애의 온도’가 처음이다.
김민희는 전통미와 서구미가 어우러진 미인이다. 170㎝의 늘신한 키까지 갖췄다. 결코 뒤지지 않는 외모.
그런데 왜 멜로와는 거리가 두고 지내왔을까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민희는 그 이유로 인연을 꼽았다.
“배우와 작품 사이엔 인연이라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여배우라면 당연히 멜로 출연을 원하잖아요. 저도 마찬가지이지만 이상하게도 멜로물 출연 기회를 얻지 못했어요. 이번에 소원을 푼 셈인데 멜로물은 또 출연하고 싶네요.”
‘연애의 온도’는 직장에서 동료들 몰래 사랑을 나누는 은행원 영(김민희)과 동희(이민기)의 이야기다. 영과 동희는 싸움과 화해,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한다.
환상에 둘러싸인 사랑이 아니라, 솔직하고 현실적인 연애를 담는 영화다.
“영화에서 영과 동희는 육두문자를 막 주고받기도 해요. 그런데 그 대사들에 너무 공감이 되는 거예요. 내 이야기, 내 주변사람들의 이야기처럼 흘러가니까요. 제가 연기한 영이라는 인물은 동희보다는 이성적이지만 결국은 감정적이고, 또 사랑 앞에서 무너지죠. 보통의 여성과 같은, 저와 같은 성향을 지닌 캐릭터라고 할 수 있겠죠.”
이 영화는 원래 제목은 ‘헤어지자’였다. 약간 식상한 듯한, 다소 썰렁(?)한 느낌. 그래서 ‘연애의 온도’라는 함축적인 의미의 간판(?)으로 교체됐다. 그렇다면 이 영화의 온도는 어떨까?
“영과 동희의 연애 온도는 오르락내리락 하죠. 냉탕과 온탕을 오간다고 할 수 있어요.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고 극과 극의 감정을 주고받으니까요. 연애라는 게 그렇잖아요. 감싸안다가 부딪히고, 안정기에 접어들면 권태기로 넘어가고. 이렇게 흘러 나중엔 좋은 파트너, 동반자가 되는 것 아니겠어요.”
김민희의 파트너는 3살 어린 배우 이민기(28)다. 이민기가 연기한 동희는 허점이 있고, 다혈질적인 인물. 김민희는 귀여운 캐릭터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인간 이민기는 동희와는 전혀 다르단다.
“이민기 씨는 신중한 분이에요. 남자들에겐 대개 동희처럼 찌질하고 욱 하는 성질이 있잖아요. 그런데 이민기 씨는 전혀 아니에요. 혼자 고민하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겠죠. ”
김민희는 이민기와 욕지거리를 주고받는 건 물론 육탄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김민희는 이민기의 따귀를 때리고 머리채를 잡아챈 채 격투를 펼친다.
“치고 박고 하는 싸움이라서 촬영에 앞서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격렬하게, 몸으로 싸워본 경험이 없어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도 있었죠. 하지만 촬영이 시작되니까 자연스럽게 반응과 리액션이 나오더군요. 이민기 씨와의 호흡이 잘 맞았어요.”
올해 들어 한국영화가 스크린을 장악하고 있다. 김민희 역시 흥행에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색다른 공약을 내걸었다.
“500만 관객을 넘어서면 놀이공원에서 ‘연애의 온도’ 티켓을 소지한 팬과 함께 놀이기구를 타겠어요. 자이드롭도 좋고 바이킹도 좋아요. 이 영화에 놀이기구를 타는 장면이 있는데 촬영작업이 힘들었어요. 여러번 타니까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더군요. 하지만 팬들과 함께라면 기쁜 마음으로 타야죠.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이준호 기자 jh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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