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서민경제 ‘가계저축’이 해법이다>저축보다 대출가입 더 많아… 과다부채로 돈 모으기 곤란

우리나라의 지난해 가계저축률은 3.4%로 전년에 비해 0.3% 올랐다. 가계저축률은 2009년(4.1%)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타다 4년 만에 상승 전환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 가계저축률(6.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고, 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에 해당한다.

또 금융업계가 각종 세금우대나 비과세되는 제품을 내놓으면서 가계저축률이 늘어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가계저축률을 떨어뜨릴 요인들도 적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선불카드나 인터넷뱅킹 등 결제성 상품에 가입한 이들의 비중은 93.4%에 달한다. 담보대출이나 무담보대출, 신용카드와 같은 대출상품 가입 비율도 76.3%나 된다. 이에 반해 저축성 예금이나 연금저축과 같은 저축투자상품에 가입한 경우는 69.6%다. 돈을 모으는 것보다 쓰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젊을수록 저축투자상품에 가입하는 비율이 떨어지는 등 저축하는 습관을 기르지 못하고 있다. 30∼49세 연령층은 저축투자상품 보유 비율이 82.1%에 달하는 반면, 18∼29세 연령층은 54.1%에 불과했다. 자식교육 등으로 돈 쓸 일이 많은 50세 이상(64.1%)보다도 낮은 것이다.

이러한 성향은 과다부채라는 문제를 낳고 있다. 지난해 대출금 원리금 상환액이 가계 총수입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과다부채가구는 부채보유가구의 13.1%였다. 부채보유가구 중 지난해 원리금 상환 연체를 경험한 가구가 18.0%였고, 향후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는 가구는 62.3%나 됐다.

가계의 소득이 떨어지는 것도 향후 가계저축률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의 대가로 가계에 분배되는 임금을 의미하는 피용자 보수는 증가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2010년 전년 대비 6.6%였던 피용자 보수 증가율은 2011년 6.4%, 2012년 4.1%로 하락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