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공동체, 이웃이 희망이다>전문직→일반인 확산… ‘제4의 나눔’ 진화

민간 부문의 기부 감소 등으로 우리 사회의 공동체 의식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재능기부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초창기 재능기부는 의사나 교수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자신이 가진 지식을 대중들에게 알려주는 식이었으나 이제는 일반인들까지 자신이 가진 능력이나 알고 있는 지식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12월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관악여성교실과 신림여성교실의 수강생 80여 명은 옷 만들기, 제빵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기술 습득 후 빵 300여 개와 파자마 100여 벌을 만들어 아동복지센터와 노인복지센터 등에 전달했다.

금천구 자원봉사센터 소속 동아리 금우회는 올 4월부터 지역아동센터와 경로당의 에어컨을 무료로 수리·점검해주는 재능기부를 실시하고 있다. 냉·난방기 수리 및 판매를 하는 자영업자들의 모임인 금우회는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어려운 이웃들에게 에어컨 수리와 점검을 하는 재능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 금우회 회원들은 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지역아동센터 28곳과 경로당 67곳의 에어컨을 점검, 수리할 예정이며 고쳐지지 않는 에어컨은 무상 교체까지 해줄 예정이다.

김용철 회장은 “내가 가진 작은 재능으로 이웃 어르신들과 어린이들이 여름을 쾌적하게 보낼 수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재능기부 활동이 지역 공동체에 활력을 더해주자 아예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재능기부를 활성화하는 축제를 마련하기도 했다.

전북 정읍시는 오는 6월 8일 약 1500명이 참석하는 ‘제1회 정읍 재능기부 대축제’를 열 예정이다. 도자기 만들기와 원예치료, 천연염색, 가훈 써주기, 네일아트 등 다양한 재능을 갖고 있는 주민들이 모여 각자의 재능을 발휘하게 된다. 일회성 행사로 끝내지 않기 위해 재능기부 단체와 재능기부를 받기 원하는 단체를 지속적으로 연결시켜줄 수 있는 제도도 함께 마련됐다.

시 관계자는 “이웃들이 서로 얼굴을 맞대며 재능과 이야기를 나누는 재능기부가 공동체와 구성원을 위해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