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문화유산 보존에도 구슬땀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유산의 유네스코 등재 추진과는 별개로 지역 문화유산을 지키고 보존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정책을 개발·추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역사 보존을 위해 재개발·재건축 때 해당 지역 유산 일부 보존 의무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장기적으로는 관련 조례를 만들 방침이다. 또 어려운 시절의 기억을 간직할 수 있는 성북구 장수마을의 주택 1∼2채를 사들여 생활사박물관을 건립하고 철공소가 밀집했던 영등포구 문래동과 구로구 경부선 철도 인근의 미곡 창고,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서대문구 충정 아파트 등도 유산 보존 대상으로 검토 중이다.

인천시는 철거 위기에 놓인 개화기 당시 창고 건물을 매입해 미술관과 공연장 등으로 개조하는 등 부족한 문화예술 전시공간 확보와 볼거리 복원을 통한 국내외 관광객 유치로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구시는 근대 건축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일제강점기 식민지 수탈의 상징인 중구 포정동 조선식산은행 대구지점 내부를 리모델링해 전시실과 체험학습실, 문화강좌실, 도서실 등을 갖춘 근대역사관으로 활용 중이다.

강원도는 지난 2005년 대형 산불로 낙산사가 소실된 것을 계기로 2010년 4월 ‘강원문화유산헌장’을 제정한 뒤 강릉 임영관과 삼척 준경묘 등 도내 유형문화재 417점을 대상으로 134개 기업·단체·학교 등과 자매결연을 맺어 수시로 주변을 정비·모니터링하고 있다. 이 밖에 관리가 소홀한 문화재에 대한 순찰 활동과 환경미화·복구작업 등을 위해 2010년 대구 등 5개 시·도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한 ‘문화재 돌봄사업’은 올해부터 충북·전남·제주 등 전국 17개 시·도에서 전면 시행 중이다.

고광일 기자 ki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