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비리 일파만파>“장비 부족” 이유로 검증 포기하자… 새한티이피, 검증 없이 서류 위조

원자력발전소에 납품부품의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검증업체 새한티이피가 JS전선의 제어케이블 외에 다른 부품 납품업체의 시험성적서도 위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부품은 새한티이피보다 시설이 우수한 공공 검증기관에서 장비 부족으로 시험을 거치지 못했지만 새한티이피에서는 시험을 진행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검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한티이피가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대상 부품 납품업체가 한 곳이 아니라 여러 곳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추가 위조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5일 원자력업계에 따르면 핵 계측 검출기 등 원전 부품을 제작하는 업체인 우진이 신고리 3, 4호기에 납품한 케이블은 새한티이피의 검증 과정에서 위조됐다. 최초 우진은 부품 검증을 민간업체인 새한티이피가 아니라 공공 검증업체에 의뢰했었다. 그러나 공공검증업체는 시험장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검증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우진은 새한티이피에 검증을 재의뢰했고 검증을 받은 뒤 신고리 3, 4호기에 납품했다. 새한티이피는 공공검증기관보다 장비가 부족하지만 실제로 검증을 실시한 것처럼 위조하기 위해 서류조작 등의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해당 부품의 안전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신고리 3, 4호기에도 (JS전선 케이블 외에) 위조된 것이 있다”며 “지금은 안전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더 평가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수원이 새한티이피의 검증 부품에 대한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추가 위조가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대한전기협회에 따르면 새한티이피는 2010년 12월 1일부터 2012년 7월 27일 사이에 23건의 원전 부품을 검증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