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盧의원들 “親盧 못믿어… 정치 함께 못하겠다”

민주당 내에서 당 지도부와 온건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문재인 의원 및 친노(친노무현)그룹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면서 당 내부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담록 폐기·삭제 의혹이 사실로 굳어지는 가운데 온건 지도부와 비노(비노무현) 인사들 사이에서 “친노를 신뢰할 수 없다”거나 “이런 식으로는 정치를 함께할 수 없다”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비공개회의 석상에서는 “문재인 의원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4일 오전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의원이 회담록 정국을 조기에 종결하자는 발언과 관련해 “당에 곤란한 상황을 만들고서는 굉장히 무책임하게 말했다”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당 관계자는 “당도 국익도 없는 친노들의 언행에 대해 신뢰할 수도, 수긍할 수도 없다”며 “이런 식으론 당을 함께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당 신주류측에 속하는 한 당직자는 “회담록을 찾지 못한 이후 친노측 대응을 보면 ‘양파’를 까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며 “새로운 팩트가 드러나거나 공격이 들어오면 그때 그때 말을 바꾸면서 대응하는 모습을 보고 신뢰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회담록 열람에 반대했던 박지원 전 원내대표 역시 문 의원이 입장을 밝힌 직후 트위터에 “그렇다면 시작을 안 했어야 했고 민주당과 국민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며 공격했다.

국회 상임위원회별 소규모 의원총회에서도 연일 친노를 성토하는 분위기가 터져 나오고 있다.

법제사법위원회,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참석한 23일 회의에서 한 중진 의원은 “친노가 주도한 국가기록원 원본 열람은 대단히 잘못된 선택이었다”며 “문 의원이 책임을 지라”고 지적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다른 참석자는 “친노에 대한 책임을 묻는 분위기가 강했으며 친노측의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들이나 열람위원들이 사정을 설명했지만 분위기는 싸늘했다”고 말했다.

조성진·윤정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