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찍는 카메라·자석으로 가는 車…‘상상 초월’ 미래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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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미래가 사라진다 / 김형근 지음 / 위즈덤하우스

장맛비와 폭우, 폭염과 태풍 등 천재지변에 따른 피해와 손실은 전 세계적으로 막대하며 또 해마다 반복된다. 기상이변의 시대에 이 같은 자연재해를 줄이기 위한 날씨 조절의 가능성을 상상해보게 된다.

비바람을 불러들이고 천둥, 벼락을 멈추게 하는 신화와 전설 속 인물들처럼, 최첨단 과학과 기술의 시대에 날씨를 변화시킬 수는 없는 것일까.

실제로 미국에선 해양대기국을 중심으로 태풍, 허리케인을 줄이기 위한 연구가 1960년대부터 시도됐다. 태풍 주변에 요오드화은을 뿌려 비구름을 만들어 ‘태풍의 눈’에 수증기가 모여드는 것을 차단하거나, 액체질소를 바다에 뿌려 허리케인의 열에너지를 뺏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날씨 조절 기술 중에서도 인공강우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중국 정부는 2011년 산시(山西), 산둥(山東)성의 극심한 겨울 가뭄 때 750만 위안(약 12억8000만 원)을 들여 인공강우 작업을 통해 비와 눈이 내리게 했다. 러시아도 매년 6월 9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승전기념행사를 위해 비구름 제거작업을 한다.

어제의 꿈과 상상이 오늘의 현실이 되는, 급변하는 시대, 과학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이 책에서 날씨 조절을 포함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뀔 것인지 50가지 항목에서 미래 예측을 시도한다. 의식주 일상부터 환경과 에너지의 변화까지 구체적인 항목에 걸쳐 저자가 내다보는 미래는 상상 그 이상이다.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사진처럼 찍어 확인할 수 있는 카메라, 실험실에서 배양해 먹는 고기가 등장한다. 또 신체의 고장 난 부위를 제작하는 신체부위제작가가 미래의 유망 직업으로 소개된다.

책 속에 제시된 미래의 50가지 트렌드가 공상 수준은 아니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영국 출신 공상과학소설가 아서 클라크가 ‘스페이스 오디세이’ 등의 소설을 통해 예측한 위성통신, 인터넷의 출현, 우주방어계획, 우주정거장, 핵 추진 우주선 등은 이미 현실에서 이뤄졌듯 지금까지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변하는 미래사회에 준비하고 대처하자는 이야기다.

저자는 미래학자의 연구와 과학기술의 발전 등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이 같은 미래의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값비싼 철갑상어알부터 다이아몬드까지 온갖 대상을 옛이야기 속 ‘금 나와라 뚝딱’처럼 만들어내는 만능복제기, 자석으로 움직이는 자동차, 해파리와 해초로 만드는 전기, 저절로 재생되는 인공피부 등은 마법이나 마술처럼 여겨질 정도다. 과학기술은 뇌 속에 쌓여 있는 기억 파일에서 과거의 기억을 들춰내며, 쓸모없는 것들을 보물로 만든다. 질병과 노화를 조절함으로써 건강과 웰빙을 기대할 수 있다.

“금세기 내 과학은 마술과 같을 정도로 발전하게 될 겁니다. 그때는 과학이 마술이고 마술이 과학이 되는 시대가 되는 거죠.”

과학과 기술에 의한 인간 진화의 단계를 의미하는 트랜스휴먼협회 회장을 역임한 미래학자 호세 코르데이로는 말한다. 저자가 인도하는 미래 상상여행은 그 어떤 SF영화보다 흥미진진하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