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 보유’ 등 내란음모 입증 주력

국가정보원이 지난 8월 28일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당시 압수·수색·검증 물건으로 독극물까지 포함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정원과 검찰은 5일 법원이 이 의원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하면 이 의원 등의 내란음모 및 반국가단체 구성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 등 물증 확보에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주 이 의원 사무실 압수수색 당시 압수·수색·검증 물건에 총포나 폭발물은 물론 독극물까지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 영장에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을 실행하기 위해 통모·모의하거나 선동·선전한 사실과 관련된 입증자료 또는 그 내용이 기재된 문건 ▲국가기밀·군사기밀·군사시설·국가중요시설(유류시설·철도·지하철·통신·철탑 등) 및 주한미군 동향 등 정보를 탐지·수집한 활동과 관련된 입증자료 및 그 내용이 기재된 문건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을 실행하기 위해 준비한 총포·탄약·폭발물·화약·독극물 등 무기류에 해당하는 물건, 무기류 조달방법 등에 관한 자료 등이 적시돼 있었다는 것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원래 압수수색 대상을 정할 때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기 마련”이라며 “총포나 화약, 폭발물뿐만 아니라 독극물 등의 무기류까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시킨 걸 보면 국정원이 이번 사건을 얼마나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정원은 이 의원과 지하혁명조직인 ‘RO(Revolutionary Organization)’가 이런 극단적 방법까지 동원해 실제로 내란음모를 꾀했는지를 밝혀내는 데 수사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행법상 국정원이 수사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열흘 밖에 되지 않는데다, 장기간 수사를 할 경우 자칫 역풍이 불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 수사는 속도감 있게 진행될 전망이다. 전날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고 나서 4시간여 만에 이 의원에 대한 구인절차에 들어가 이날 영장실질심사까지 진행된 것 역시 이런 상황이 감안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홍순석 통진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 3명이 수감된 수원구치소로 옮겨져 최장 열흘간 국정원 조사를 받게 된다. 묵비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국정원이 이 의원으로부터 범죄사실과 관련한 새로운 진술을 받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미 공개된 녹취록과 압수물 분석 등을 통해 혐의를 입증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현미 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