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0t급 차기상륙함 ‘천왕봉함’ 300여명 수용·상륙헬기 2대 탑재

한국 해군의 상륙함 중 독도함(1만4000t) 다음으로 큰 차기상륙함(LST-Ⅱ)이 11일 진수됐다. 차기상륙함 1번함으로, 이날 진수된 ‘천왕봉함’은 기본배수량 4500t으로 1개 대대(300여 명) 규모의 병력을 수송할 수 있다.

해군은 이날 오전 부산 한진중공업에서 차기상륙함 1번함인 천왕봉함을 진수했다. 상륙함의 주임무는 유사시 해병대 등 상륙 병력을 적 지역에 침투시키는 것으로, 해군은 1990년대 초반부터 진수된 고준봉급 전차상륙함(2600t) 4척을 운용 중이지만 규모가 큰 차기상륙함으로 이를 보강할 계획이다.

이번에 진수된 천왕봉함은 길이 126m에 최대속력은 23노트(약 42㎞/h)로, 고준봉급 상륙함에 비해 1개 중대(100여 명) 이상의 병력을 더 태울 수 있으며 속도도 6노트(시속 11㎞) 정도 빠르다. 천왕봉함은 완전 무장한 상륙 병력 300여 명과 상륙정, 전차, 상륙돌격장갑차 등을 동시에 탑재할 수 있다. 특히 상륙헬기 2대를 보유해 기동능력이 향상됐고 작전반경도 넓어졌다.

천왕봉함 내에 탑재된 전투체계와 레이더, 함포 등 주요 장비의 국산화율은 96%에 이르며, 평시에는 물자수송과 해외파병 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천왕봉함에는 상륙작전 시 전투효율을 높이기 위해 상륙작전지휘소가 설치됐고 방탄설계적용구역과 방화격벽이 강화돼 함정 생존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해군은 상륙함정의 이름을 지을 때 ‘적지에 상륙해 고지를 탈환하라’는 의미로 봉우리명을 사용하고 있으며 차기상륙함 1번함의 이름을 천왕봉함으로 명명했다.

해군 관계자는 “천왕봉은 지리산의 최고봉(1915m)인 것으로도 상징성이 크지만 6·25전쟁 직후 지리산 일대에서 암약한 빨치산을 토벌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 의미를 부각하기 위해 차기상륙함 선도함정의 이름을 천왕봉함으로 명명했다”고 말했다. 천왕봉함은 2014년 하반기에 해군에 인도되며, 전력화 과정을 마친 2015년쯤 실전 배치될 계획이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