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푸드>영양학자 김갑영의 우리 음식 이야기-송이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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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중의 버섯’이라는 송이버섯 철이 돌아왔다. 송이버섯은 매년 같은 장소에서 수확을 할 수 있는 다년생 품종이다. 주요 산지로는 강원 양양·강릉, 경북 봉화·울진 등과 지리산 자락인 전북 남원, 전남 구례 일원 등이 꼽힌다.

사료에도 송이버섯에 대한 기록이 많다. 삼국사기에 보면 신라 선덕여왕 3년에 송이버섯을 진상품으로 올렸다고 하며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종원년 명나라에 송이버섯을 보냈다는 기록이 있다.

‘송이예찬론’ 역시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증보산림경제에는 송이를 일컬어 ‘채소 중의 신선과 같다(菜中仙品)’고 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송이는 맛이 매우 향미하고, 송기(松氣)가 있다. 산중 고송 밑에서 자라기 때문에 송기를 빌려서 생긴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나무에서 나는 버섯 가운데서 으뜸이다’라고 돼 있다.

송이버섯의 맛과 향은 가공을 덜 할수록 좋다고 한다. 그리고 이 같은 특성을 가장 잘 살려 조리해 먹은 음식이 바로 ‘송이산적’이다. 송이산적은 쇠고기와 송이버섯을 함께 구워내는 음식인데 송이를 오래 구우면 향기가 없어지므로 겉만 익을 정도로 살짝 구워 낸다.

송이산적 조리법을 자세히 살펴보자. 우선 송이버섯과 가장 궁합이 잘 맞는다는 쇠고기를 얇게 포 떠서 양념한다. 이어서 송이버섯의 껍질을 벗기고 납작하게 썰어 참기름에 무친다. 쇠고기와 송이가 준비되면 꼬치에 꿰어 간장, 밀가루, 참기름, 후춧가루 등을 바르면서 굽는다. 이때 양념장에는 마늘을 넣으면 안 된다. 마늘의 향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송이산적 조리법은 조선시대 고조리서인 시의전서, 조선요리제법,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도 소개돼 있다

송이버섯 특유의 향은 메틸시나메이트(methyl cinnamate) 성분에 의한 것이다. 이 성분은 다른 식물에서는 찾기 어렵다고 한다. 이 향에 매료돼 사찰에서는 아예 송이를 생식했다. 버섯의 이물질을 잘 제거해 결대로 얇게 썰거나 찢어서 소금을 찍어 먹었다.

송이버섯의 효능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송이버섯은 위와 장 기능을 돕고, 몸속의 유해한 콜레스테롤을 청소해준다. 또 혈액순환을 촉진해서 손발이 저린 현상도 완화해 준다. 특히 송이버섯에 있는 다당체는 항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효능 때문인지 최근 강릉지역에서는 송이로 만든 송이차, 송이음료, 송이캔디 등을 개발,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