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공소장 변경’ 파장>與 “침소봉대·선거 화풀이” 野 “정부 조직적 수사방해”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특별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의 수사팀 배제를 놓고 21일 여야는 하루 종일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이번 사건은 사상 초유의 불법수사, 항명사건”이라고 규정하고 윤 지청장의 검찰 내부 규정 및 국정원 직원법 위반 등을 집중 거론했다. 민주당은 수사를 막기 위해 청와대, 국정원, 검찰 수뇌부가 조직적으로 외압을 행사하면서 윤 지청장을 갈아치웠다며 정부와 여당을 공격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21일 경기 화성시 향남읍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 댓글사건 등에 대한 야당의 공세를 겨냥, “우리가 언제까지 대선 주변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이렇게 있어야겠느냐”며 “이번 (재·보궐) 선거를 계기로 힘차게 국정과 지역공약을 챙기고, 또 꿈과 비전을 국민에게 심어주는 정치로 옮겨가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리트위트는 혼자서도 몇 백만 개가 가능하고, 그게 대선을 좌지우지할 수는 없다”며 “민주당이 사안을 침소봉대하면서 틈만 나면 선거 화풀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번 사건의 핵심은 윤석열 불법수사, 항명사건”이라며 “국정원의 대북심리전은 노무현정부 때부터 시작된 일”이라고 반격했다.

민주당은 청와대, 국정원, 검찰 수뇌부가 조직적으로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대선 당시 이제까지 밝혀진 것보다 훨씬 심각한 정도로 국정원의 불법 개입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며 “박근혜정부는 윤 지청장이 국정원에 대한 사전통보 없이 피의자인 국정원 요원을 체포하고 법원에 공소장 변경을 요청했다는 이유로 국정원 대선개입 사실을 밝히려던 수사팀장까지 갈아치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격려 방문을 가는 등 총력전을 폈다.

실제 법사위 국감에서는 여야가 이날 기관 증인으로 출석한 윤 지청장을 놓고 한치의 양보 없는 공방을 펼쳤다. 새누리당 법사위원들은 검찰 내규에 주요 사건 체포영장 청구는 차장 전결로 돼 있고, 국정원직원법에 체포영장 청구 시 사전에 국정원에 통보해야 하지만 이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켰다.

또 공소장 변경은 서울중앙지검장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이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권선동 의원은 “이런 항명은 초유의 일로 검사가 판사처럼 하고 있다”며 “판사는 각각이 개개의 독립된 재판부이지만, 검사는 검사동일체 원칙에 따라 직무상 상사의 명령에 따라 복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진·현일훈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