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日本의 역사인식>겉은 反美·親北… 속은 ‘대동아공영 사상’

일본 우경화의 중심에는 일본 우익이 있다. 일본의 역사인식 퇴행을 짚어보기 위해서는 이들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23일 도쿄(東京) 현지에서 만난 기무라 미쓰히로(木村三浩) 잇스이카이(一水會) 대표는 “우리는 미국으로부터의 완전한 독립을 원한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이 그 세력확대를 우려하는 일본의 우익은 ‘반미’다. 북한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넓은 포용력을 갖고 있다. ‘반미’라는 동질성 때문이다. 일본 정통 우익이라고 자부하는 잇스이카이의 기무라 대표는 이미 두 번이나 평양을 방문했다.

기무라 대표에 따르면, 잇스이카이는 일본 국내에 1500명 남짓한 회원을 거느리고 있다. 이 중 100여 명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겉으로 반미, 친북인 듯 보이는 이유는 사실, 일본(천황)을 중심으로 세계를 통일해야 한다는 ‘대동아공영권’ 사상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이들은 한일병합 전후 아시아침략의 명분이 된 대아시아주의와 천황주의를 이어받았기 때문에 주변국들로부터 과거회귀적이라는 비난을 받는다. 정권에 따라 우익 활동에 변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현재 이들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 대해서 비판적 자세를 견지하면서도 ‘일본의 우경화’가 국제정세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별다른 우려심이 없다. 기무라 대표는 신흥우익세력으로 떠오른 ‘재특회(在特會·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에 대해 “사회에 대한 불만을 재일 한국인 탓으로 돌리는 비겁한 아이들”이라며 “한두 번 혐한시위를 더 하겠지만, 곧 사라질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