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 받아들여지면… 해산결정전이라도 의원활동 전면금지

법부무가 5일 통합진보당에 대해 위헌 정당 해산 심판 청구와 함께 정당 활동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함에 따라 헌법재판소는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을 먼저 내릴 것으로 보인다. 헌재에서 정당 활동 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통진당은 재산 처분이 불가능해지고 의원들도 세비 등을 받을 수 없게 된다.

◆ 가처분 인용시 정당·의원 권한 박탈 = 헌재는 헌재법 57조에 따라 정당해산심판의 청구를 받은 때에는 종국 결정의 선고 시까지 피청구인의 활동을 정지하는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가처분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한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 본안 판단에 약 6개월의 시간이 걸리므로 가처분 결정은 한 달 내에는 나올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의견이다. 헌재 관계자는 “보통 가처분 신청에 대해 먼저 판단을 하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시급하지 않으면 가처분 신청과 정당 해산 심판 청구를 같이 심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가처분 결정이 받아들여지면 통진당은 정당 해산에 준하는 상태가 된다. 소유 재산을 처분할 수 없는 등 정당으로서의 기본적 권한이 완전히 박탈된다. 당원을 새로 받을 수도 없고 당원들이 원해도 탈당을 할 수 없다. 소속 의원들도 모든 권한이 없어진다. 국회의원만 출입할 수 있는 본회의장에 들어갈 수 없으며 법안 제출권, 행정부 등에 대한 자료 제출권도 모두 정지된다. 의원들도 탈당 행위를 할 수 없다.

◆ 해산안 판단 절차 = 헌재는 정부가 해산안을 청구하면 청구서 등본을 피청구인인 통진당에 송달하고 심판청구 사실을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통지한다. 정부가 낸 청구서에는 해산을 요구하는 정당의 표시, 청구 이유가 기재된다. 정당해산심판은 헌재재판관 7인 이상 출석에 6인 이상 찬성으로 결정되지만 가처분의 경우 7인 이상 출석에, 출석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된다.

정당해산 심판의 변론과 결정의 선고는 공개가 원칙이다. 헌재는 심판사건을 접수한 날부터 180일 이내에 선고를 해야 한다. 단 재판관 공석으로 7인의 출석이 불가능한 경우 그 기간은 180일에 포함되지 않는다. 통진당의 정당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반됨이 인정돼 해산이 결정되면 헌재는 결정서를 통진당과 정부, 국회, 중앙선관위에 송달한다. 중앙선관위는 정당법에 따라 정당 등록을 말소하고 지체 없이 이를 공고해야 한다. 정당해산이 결정되면 동일하거나 유사한 목적을 가진 이른바 ‘대체정당’의 창당이 금지된다. 가처분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라면 해산결정 선고와 동시에 활동이 금지되고 국고보조금 등 통진당의 재산은 행정절차를 거쳐 국고로 귀속된다. 헌재가 정부의 정당해산심판 청구를 기각할 경우 정부는 동일한 정당을 동일한 사유로 재차 정당해산심판 청구를 할 수 없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