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일사천리 …‘효자동네’로부산시와 동구청이 도시재생사업으로 지난 3월 완공한 부산 동구 초량동 ‘김민부 전망대’.부산 동구청 제공
전국 주요 대도시들이 동시다발적이고 획일적인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는 바람에 사업 취소 등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부산시는 지역 특성에 맞는 도시재생사업을 성공적으로 잘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부산시는 산 중턱을 관통하는 산복(山腹)도로에서 이름을 딴 ‘산복도로 르네상스사업’이라는 사업을 통해 지난 2011년 초부터 산 중턱의 오래된 집과 골목을 허물지 않고 스토리텔링을 통해 관광지화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1950년대 이후 피란민들이 대거 몰려와 정착해 현대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지역 특성을 되살려내는 쪽으로 재생사업을 한 것이다.
시는 부산 구도심 6개구 1044만㎡(주민 63만 명)를 3개 권역 9개 사업구역으로 나눠 2020년까지 도시재생사업으로 1500억 원을 투입하고 있다.
빈집과 빈터를 사들여 공동체 건물을 짓고 주변거리를 깨끗이 정비해 문화가 풍기는 마을로 단장하는 사업이 주축이다. 공동체 건물은 주민센터 등 소통공간이 포함된 복합문화공간으로 기념품, 공예품, 생활필수 재활용품, 악기 등의 제작 공간을 운영하거나 관광지 전망대로 활용하기도 한다.
관광객들을 위한 쉼터·관광숙박시설로도 이용되는 이곳에서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카페, 커피숍 등을 운영해 일자리 창출과 수익사업까지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동구 일대 ‘이바구길’(이야기길의 부산 사투리) 2㎞에서는 담장 곳곳에 주민들의 삶을 담은 사진과 시를 만날 수 있다. 지난 1년간 15만 명이 찾아 전문 투어버스까지 신설됐다.
사하구 감천동 ‘감천문화마을’은 피란민들이 옹기종기 살았던 당시 지형을 그대로 살렸다. 이곳은 계단식 주거와 미로 같은 좁은 골목길이 독특하면서도 부산항이 보이는 뛰어난 전망을 자랑해 ‘한국의 마추픽추’라고 불린다. 2009년 지역 예술가들이 주민들과 마을 곳곳에 조형물과 벽화거리를 만들면서 유명해져 연간 국내외 관광객이 30만 명에 이른다.
정영석 부산 동구청장은 “이 지역은 역사를 살린 도시 재생, 일자리 창출 등 사업으로 낙후된 지역에 다시 사람들이 몰려들고 집값과 땅값까지 오르고 있어 도시재생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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