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증언 토대 ‘RO 남한전복’ 증명 방침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주도한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 활동을 수사당국에 처음 제보한 이모(46) 씨가 법정 증언을 하면서 향후 재판에서 내란음모 혐의 입증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 측의 본격적인 공방이 예상된다. 검찰은 RO가 결정적 시기에 체제 전복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지하혁명조직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반면, 변호인 측은 RO의 실체 자체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 씨는 22일까지 이틀에 걸쳐 진행된 증인 신문에서 RO의 가입식 및 조직명 부여, 통진당 장악 등에 대해 증언했다. 이 씨는 “강원 원주시에서 가입식을 하고 남철민이라는 조직명을 부여받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또 “2008년 지침을 받아 국회의원에 출마했고 2010년 지방선거 후보도 지침에 따라 토론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2004년부터 RO 활동을 했지만 올해 5월 처음으로 전체 조직이 모였다는 사실도 증언했다.

검찰은 이러한 이 씨 증언을 토대로 소수 정예 혁명가로 구성된 RO가 통진당을 장악, 결정적 시기에 남한 체제를 전복할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RO가 CN커뮤니케이션즈 등을 운영하며 재정적 능력을 확보해 물질적 토대도 갖췄다고 보고 있다.

반면 이 의원 변호인 측은 “국헌 문란의 목적과 주체의 조직성, 수단과 방법 등의 특정이 없었다”며 “RO의 실체가 없기 때문에 검찰이 ‘반국가단체’ ‘이적단체’ 혐의를 적용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변호인들은 이 씨에 대한 증인 신문에서 RO의 실체에 대해 추측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정태원 변호사는 “이 씨의 법정 증언으로 RO의 실체가 더 명확히 드러났기 때문에 이 의원 등의 내란음모 혐의 입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진녕 변호사는 “혐의를 입증하려면 RO가 폭동을 일으키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걸 증명해야 된다”며 “회합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등이 보완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병채·김대종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