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엔화약세’ 동시진행… 수출기업 심리 급랭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과 엔·달러 환율 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업 심리가 급랭하고 있다. 기업심리를 대표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수출기업과 제조업에서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3일 한국은행과 전국경제인연합회, 대신증권 등에 따르면 최근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수출 경쟁력 확보에 비상이 걸린 수출기업들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올 11월 BSI 자료를 보면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기업 심리가 환율 문제 등으로 엇갈리고 있다. 제조업 중 수출기업 BSI는 11월 78로 10월 대비 8포인트 하락했으나 내수기업은 1포인트 상승했다. 12월 전망치도 수출기업은 75로 더 떨어진 반면, 내수기업은 11월과 같은 79였다. BSI가 100 이상인 경우 기업경영 상황 등에 대해 긍정적인 응답이 부정적인 응답보다 많은 것을 뜻하고, 100 이하는 그 반대다.

또 제조업 12월 업황전망 BSI는 78로 11월(83) 대비 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비제조업의 12월 업황전망 BSI는 72로 11월 대비 2포인트 상승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제조업 경영애로 사항 중 수출부진 비중은 10월 9.5%에서 11월 9.9%로 0.4%포인트 상승해 원화 강세 영향이 수출 기업에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경련에서 발표하는 매출액 600대 기업의 BSI 또한 종합경기 전망 BSI가 10월 101.1에서 11월 94.7, 12월 92.6으로 2개월 연속 하락하며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또한 12월 전망치를 부문별로 보면 수출은 96.5로 100을 밑돈 반면, 내수는 100.2로 100을 넘어섰다.

전경련에 따르면 600대 기업 중 제조업 340개사의 원·달러 환율 손익분기점은 11월 11일 기준 1066.4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환율은 1057.2원으로 이미 손익분기점 밑으로 떨어져 기업들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 기업과의 수출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020원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은 “내년 상반기에도 달러 약세로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하락하고, 일본 정부의 경기부양을 위한 유동성 공급으로 엔·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며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 유지를 위해 환율 변동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