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평론가 유종호’는? 문체 아름다움·토착어 사용 중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유종호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이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원에서 인간에게 행복을 주는 인문학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정하종 기자 maloo@munhwa.com

유종호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은 우리 사회의 멘토다. 그는 인문학 부흥을 위한 근본적인 처방으로 “사람은 빵만 가지고 살 수 없다는 정신을 심어주는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문학 고유의 비판 능력 때문에 사회가 문학에 과도한 소명의식을 요구할 수도 있다”며 “역사에서 중요한 것은 다수이지 소수가 아니다”고 말했다. 문학이 다수자에게 호소하기 위해 스포츠, 컴퓨터게임, 영화, 팝음악, 환각제와 경쟁하려는 데서 문학의 전락이 시작됐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유 회장은 지난 1957년 ‘문학예술’에 평론 ‘불모의 도식’ ‘언어의 유곡’을 발표하며 등단해 지금까지 활발한 비평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 회장은 어떤 작품이나 어떤 평론에서건 문체의 아름다움, 토착어의 능숙한 사용을 무엇보다 중요시한 평론가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문학평론가 이광호 서울예대 교수는 “유종호는 인문주의의 의상을 입고 있는 지식인이 아니라 토착적이고 육화된 인문주의자”라고 평했다.

유 회장은 “바람직한 사회가 되려면 열광적인 집단주의와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식의 ‘메시아 콤플렉스’를 경계해야 한다.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도 인간 본성의 동물적 요소를 제어하는 훈련을 학교, 가정, 사회에서 꾸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사람들이 과거에 대해 너무 모르기 때문에 과거와의 교량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 말대로 그는 ‘나의 해방 전후’라는 책을 냈다. 어렸을 때 직접 겪은 일제강점기와 광복 직후 사회상을 고스란히 담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속편으로 6·25 시기를 마치 소설처럼 쓴 책 ‘그 겨울 그리고 가을’도 펴냈다.


▲1935년 충북 충주 출생 ▲1957년 ‘문학예술’지에 ‘불모의 도식’으로 등단 ▲서울대 문리대 영문과 졸업, 뉴욕주립대 대학원(버펄로) 수학 ▲공주사대, 인하대, 이화여대 교수를 역임하고 연세대 문과대학 특임교수로 재직하다 2006년 2월, 46년간의 강단 생활 마감 ▲서울문화예술평론상, 대한민국문학상 평론 본상, 대산문학상, 은관문화훈장, 인촌상, 대한민국예술원상 수상 ▲‘유종호 전집’ 5권 외에 ‘시란 무엇인가’ ‘서정적 진실을 찾아서’ ‘과거라는 이름의 외국’ ‘나의 해방 전후’ 등을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