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성별 포괄 ‘탈모 가이드라인’

한국 의료진이 인종과 성별에 관계없이 적용할 수 있는 탈모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아시아 컨센서스 위원회는 인종과 성별에 관계없이 적용할 수 있는 ‘남성형 탈모 치료 알고리즘 가이드라인’을 최근 개발해 공개했다. 이 위원회에는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피부과학교실 이원수 교수와 대한모발학회 소속 국내 12개 대학 연구진, 그리고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7개국 연구진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남성형 탈모증은 안드로겐 호르몬과 유전적 영향으로 발생하며, 탈모증을 가진 환자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자아상이나 낮은 자존감이 형성돼 직장생활 등 사회생활 전반에서 다양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이드라인 제정을 주도한 이원수 교수는 “그동안 국제학계에서 널리 통용돼 온 기존의 가이드라인들은 남성에게서 나타나는 여성형 탈모 등 비전형적 남성형 탈모 유형을 포괄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고, 탈모의 성별 차이를 반영하지 못해 남성용 가이드라인과 여성용 가이드라인으로 이원화돼 있는 문제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아시아 남성형 탈모치료에 관한 임상 사례와 남성형 탈모치료에 대한 전문 문헌들을 검토하고, 기존 탈모 분류법에 근거해 새로운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앞머리 선의 모양과 남아 있는 두정부 모발의 밀도를 기반으로 탈모 정도를 경증∼중등도(mild/moderate), 중등도~중증(moderate/severe), 중증(severe)의 3단계로 나눴다.

그리고 각 단계에 적합한 치료법을 권장 정도에 따라 A, B, C 3등급으로 분류해 제시했다. 탈모치료 및 관리법에는 약물치료(경구용 피나스테리드, 외용 국소 미녹시딜 등), 수술치료(모발이식), 비의학적 미용 보조도구(가발, 부분가발, 모발 연장, 국소 파우더 메이크업) 등 크게 3가지가 있다.

이 교수는 “이 지침을 적절히 활용하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그러면 결과적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2013년 유럽피부과학회지에 실렸고, 오는 5월 제주도에서 열리는 제8차 세계모발연구학회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