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설특집-갑오년 띠별 운세>陽氣 막히는 3월 관절염, 火氣 넘치는 6월 심장병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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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내경(黃帝內經)은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의학서로서, 전통의학 ‘바이블’로 여겨진다. 운기(運氣)에 관한 이론이 들어있는 7편만을 따로 모아 ‘황제내경 운기편’이라 부른다. 운기론(運氣論)은 천지(天地)가 상호작용하면서 만들어내는 기후질서와 그에 따른 다양한 생태계의 양상과 인간의 병리현상 등을 10천간(天干)의 오운(五運)과 12지지(地支)의 육기(六氣)로 파악하고 예측하는 이론이다. 오운(五運)은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의 다섯 종류이고, 육기(六氣)는 풍열습조한화(風熱濕燥寒火)의 여섯 종류이다. 각각 5년, 6년 주기로 바뀌어 크게 보면 30년마다 비슷한 기후와 병리현상이 반복된다. 기후예측과 함께 예방의학적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운기론으로 본 갑오년의 기후 = 황제내경에 따르면 1년 동안의 기후는 주인에 해당하는 주기(主氣)와 손님에 해당하는 객기(客氣)에 의해 바뀐다. 주기는 변함없이 일정하게 찾아오는 패턴이고 객기는 해마다 달라진다. 여름은 덥다는 불변의 공식이 있지만, 같은 여름이라도 매해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게 이 같은 이치다. 한반도의 주기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흐름. 봄에 바람(風)이 불고 초여름에 따갑고(熱) 여름에 무덥고(相火) 늦여름 장마지고(濕) 가을에 건조하고(燥) 겨울에 춥다(寒). 이 여섯 가지 순서는 바뀌지 않아 해마다 동일하게 1년을 6등분한다. 주기의 흐름은 궐음풍목(厥陰風木), 소음군화(少陰君火), 소양상화(少陽相火), 태음습토(太陰濕土), 양명조금(陽明燥金), 태양한수(太陽寒水)의 순이고, 객기는 이와 달라 태양한수, 궐음풍목, 소음군화, 태음습토, 소양상화, 양명조금 순으로 흐른다. 갑(甲)의 운(運)만 보면 습기(濕氣)가 많아 습병(濕病)이 만연한다. 또 수(水)에 해당하는 장부인 신장과 방광경이 영향을 받아 배탈이나 소화불량 등이 나타난다. 심리적으로는 우울증도 조심하는 게 좋다. 오(午)의 기후는 더위이고 관련 장부는 심장과 소장이다.

◆육기에 따른 갑오년의 일반적 병증

① 초지기(初之氣·양력 12월 20(대한)∼3월 20일(경칩) = 봄이지만 객기인 태양한수의 영향으로 싸늘하다. 깨어난 벌레들이 다시 기어들어가고 물이 얼기도 하고 서리가 다시 내린다. 주기인 풍목(風木)의 영향으로 바람이 불면 싸늘한 바람이니 초봄추위를 주의해야 하며 양기가 울결된다. 일반적 병증으로 관절통, 요추통의 경우 통증이 심해진다. 그러다가 더위가 찾아오면 속에 있는 기가 밖으로 드러나 종양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② 이지기(二之氣·양력 3월 21(춘분)∼5월 20일(입하) = 객기인 궐음풍목이 주기인 소음군화를 만나 따뜻한 기후가 이어지며 바람이 많이 분다. 특히 초지기의 주기인 바람이 계속되니 바람으로 인한 병이나 산불 등을 조심해야 한다. 봄기운이 물씬 나 식물은 꽃을 번다하게 피우며 한기가 간간이 찾아오나 체감기후는 화평하다. 일반적 병증으로 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눈이 어두워지고 충혈되며 기가 상부에서 울결되면 발열한다.

③삼지기(三之氣·양력 5월 21일(소만)∼7월 22일(소서) = 주기 소양상화에 객기 소음군화가 영향을 더해 주객 둘 다 불(火)이 되어 화기(火氣)가 크게 행해져 무더위가 심해진다. 동식물들은 번식을 하며 때로 한기(寒氣)가 이르기도 한다. 일반적 병증은 심장통, 한열이 반복되며 기침 천식 등 기관지 이상과 눈이 충혈되는 등의 증상이다.

④ 사지기(四之氣·양력 7월 23일(대서)∼9월 22일(백로) = 주기와 객기가 모두 태음습토가 된다. 2·3기부터 상승한 화기(火氣)로 인하여 증발된 수증기가 내리지 못해 푹푹 찌는 무더위가 계속된다. 습기(濕氣)로 큰비가 내려 폭우와 장마가 지고 한기와 열기가 왕래한다. 대체로 습기로 인한 질병을 조심해야 한다. 인후건조, 황달, 코막힘 등의 증상이 있다.

⑤ 오지기(五之氣·양력 9월 23일(추분)∼11월 22일(입동) = 주기 양명조금에 객기로 소양상화가 영향을 미친다. 서늘해야 하는데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니 식물들은 봄·여름 기운을 맞게 되고 사람도 그리 싸늘함을 느끼지 못한다. 가을이 자기 정체성을 소양상화의 객기에 의해 잃게 되면 전염병을 조심해야 한다.

⑥ 종지기(終之氣·양력 11월 23일(소설)∼12월 19일(소한) = 주기 태양한수에 객기 양명조금이 영향을 미쳐 건조하고 냉랭한 한겨울 추위가 이어진다. 부종 등의 피부병과 심혈관계 질환 등을 특히 유의해야 한다. ＜도움말 = 최정준 박사＞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