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푸드>닭·오리·메추리 알 치매·콜레스테롤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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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 때문인지 닭이나 오리는 물론 계란까지 판매량이 줄었다고 한다. 조사결과가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오리알과 메추리알의 판매 상황도 비슷할 것이다. 정부는 이와 관련, 축산농가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AI에 감염된 오리와 닭이라도) 섭씨 75도로 5분간 열처리하면 바이러스가 모두 죽으므로 끓여 먹으면 안전하다’고 적극 홍보하고 있다.

비록 요즘 수난을 겪고 있지만 계란이 건강식이라는 사실은 이제 정설이다. 계란 단백질은 인체에 필요한 필수아미노산 조성과 유사해 세계보건기구(WTO)는 계란 단백질을 완전단백질로 분류하고 있다. 특히 계란 내용물 중에서도 노른자(난황)는 그 성분과 관련, 오랜 기간 식품영양학계의 주요 연구대상이었다. 계란을 비롯해 오리알과 메추리알 난황의 주요 성분과 효능을 알아보았다.

우선 계란부터 보자. 계란 노른자에서 가장 주목받아온 영양 성분은 콜린과 레시틴이다. 계란의 레시틴은 뇌세포막의 구성성분이며, 콜린은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구성성분이다. 따라서 기억력 향상 등 뇌기능 활성화를 위해 없어서는 안되는 성분들이다. 치매 예방에도 좋은 성분으로 권해진다.

계란 노른자에 함유된 콜레스테롤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다. 오히려 노른자의 레시틴은 혈전, 심장, 동맥경화증, 고혈압 및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는 콜레스테롤의 인체 흡수율을 떨어트려 혈중 콜레스테롤 상승을 막아준다. 또 레시틴은 물과 기름을 섞이게 하는 독특한 성질, 즉 유화력을 갖고 있어서 인체 안의 지방을 작은 입자로 분해하는 등 지방 대사를 촉진, 지방간을 예방한다.

이와 함께 노른자의 비타민 B1은 신경세포 활성화에 필요한 성분이다. 또 엽산은 DNA와 신경전달물질들의 합성에 관여해 치매 예방은 물론 임신부의 기형아 출산 방지에도 중요한 영양소로 꼽힌다. 또 비타민 B12는 적혈구를 만들고 신경세포를 튼튼히 해준다. 따라서 비타민 B12 역시 악성빈혈 예방과 뇌의 노화 등으로 인한 치매를 방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면 오리알과 메추리알은 어떨까. 성분 구성에 사실 큰 차이는 없다. 노른자 역시 같은 난황인 만큼 모두 콜린과 레시틴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그러나 비타민이나 미네랄 조성을 자세히 살펴보면 함량은 조금씩 다르다.

오리알의 경우 칼슘이나 철, 마그네슘, 인, 칼륨 등 무기질 성분이 계란보다 풍부하다. 또 비타민 A나 비타민 B군 등의 함량도 계란보다 많다. 한방에서 오리알을 기관지염으로 인한 가래를 삭히는 데 치료식의 하나로 권했던 것도 이 같은 영양성분 때문이다. 오리알에 많이 들어 있는 비타민 A는 호흡기와 위장관 점막이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해 유해한 미생물이 체내로 침입하는 것을 막아준다. 이는 비타민 A가 백혈구의 생성을 돕기 때문이다. 비타민 B12 함량은 5.40㎍으로 계란(0.89㎍)의 무려 6배 정도에 이른다.

그런데 오리알보다 비타민 A 성분을 더 많이 함유하고 있는 식품이 메추리알이다. 세 종류의 알식품(계란, 오리알, 메추리알)의 비타민 함량을 비교한 결과, 메추리알의 경우 비타민 A, 비타민 B2, 엽산, 비타민 D의 함량이 계란과 오리알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추리알의 비타민 B12 함량은 비록 오리알보다는 적어도 100g당 4.7㎍으로 계란의 5배에 이른다. 특정 성분만 보자면 오리알과 메추리알이 계란보다 오히려 더 경쟁력이 있는 셈이다.

한편 오리알의 경우 한 대학병원에 의해 계란 알레르기 환자들에게 대체식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계란 알레르기로 확인된 환아들의 혈청으로 면역반응을 측정한 결과 갈색계란, 백색계란 및 메추리알에서는 강한 면역반응을 보였으나 거위알, 오리알 및 청둥오리알에서는 약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도움말=강근호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물이용과 연구사＞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