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전쟁’은 다소 완화될 듯

이동통신 요금 인가제를 폐지할 경우 최근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휴대전화 과다 보조금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회사들은 요금 인가제로 인해 인가 통신회사인 SK텔레콤의 인가 요금에 맞춰 경쟁회사들이 요금을 미세 조정하는 식의 ‘제한된 경쟁’을 하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통신요금을 통해 ‘차별화’할 수 있는 길이 차단돼 있다 보니 ‘보조금’을 통해 차별화하려는 경쟁이 펼쳐지고 과다 보조금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요금 인가제는 사업자들이 요금·서비스에 대한 본원적 경쟁이 아닌 휴대전화 보조금을 통한 출혈 경쟁에만 몰두하게 하는 직간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요금 인가제가 폐지되면 이동통신회사들은 보다 큰 경쟁환경에 노출되고 휴대전화 과다 보조금 지급 문제는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쟁회사와 차별화된 요금 상품과 서비스를 유지하는 데 좀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수밖에 없어 휴대전화 보조금 전쟁을 치를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다른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동통신회사 간 경쟁이 전면전으로 격화되면서 휴대전화 보조금 전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제도 변경 초창기에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신전문가들은 요금 인가제가 폐지되면 현재와 같은 휴대전화 과다 보조금 문제가 초창기에는 발생할 수 있어도 장기적인 측면에선 현재보다는 개선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요금 인가제 폐지는 소비자 후생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휴대전화 과다 보조금 문제의 핵심은 이용자 차별인데 요금 인가제 폐지 이후 요금·서비스 경쟁이 통신시장의 큰 흐름으로 자리 잡을 경우 전반적인 소비자 후생은 전에 비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