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 현장을 찾아서>코렌텍, ‘전량 수입’ 人工관절 국산화 성공 글로벌기업 제치고 국내시장 1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1일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코렌텍 생산공장 내부에서 이군희(왼쪽 세 번째) 코렌텍 부사장과 직원들이 인공관절 제품의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천안 =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국내 한 중소기업이 글로벌 기업들의 독무대였던 국내 인공관절시장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앞세워 두각을 나타냄으로써 주목을 받고 있다.

11일 기자가 방문한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기로리 코렌텍 사옥 1층엔 이 회사가 만든 인공고관절(골반)과 인공슬관절(무릎) 제품 6종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 제품들은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겐 천군만마와 같은 존재들이다.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는 중장년층이 늘면서 이를 치료하기 위한 인공관절 수술 건수도 함께 늘어나고 있어, 이제 인공관절은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한 품목이 됐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선 연간 2만5000건의 인공관절 수술이 이루어지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이란, 닳아서 없어진 연골 대신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금속이나 세라믹으로 만든 인공관절을 넣어 무릎 관절 통증을 없애주고, 운동 범위를 확보하는 방법을 말한다.

관절염의 초·중기에는 주사를 맞거나 무릎 주변의 근력을 강화시키는 운동으로도 치료할 수 있지만, 증세가 심할 경우엔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을 할 수밖에 없다.

인공관절은 인체 내부로 삽입된다는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의료용 임플란트와 달리 매우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하고 제품 허가를 받는 기준도 까다롭다. 지난 1998년부터 2002년까지 국내 유수의 기관에서 인공슬관절 국산화 개발작업을 수행해 시작품 단계까지는 제품을 만든 적이 있었다. 하지만 기술적·경제적인 이유로 허가를 받지 못해 상품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이 때문에 2006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인공관절을 만드는 기업이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업체로서는 최초로 인공고관절을 개발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기업이 코렌텍이다. 2000년 5월 정형외과 의사 출신인 선두훈 영훈의료재단 이사장과 김용식 가톨릭대 의대 교수가 “인공관절의 국산화에 도전해보겠다”며 제품 개발에 착수한 지 6년 만에 인공고관절을 개발했고 2007년부터 제품 양산에 들어가면서 회사는 발전의 전기를 맞게 됐다.

코렌텍의 핵심 기술은 크게 4가지로 요약된다. 생체활성 표면처리기술, 인공관절 설계 개발기술, 인공관절 제조기술, 인공관절 성능평가기술이 그것이다. 생체활성 표면처리기술인 MAO(Micro Arc Oxidation) 표면처리기술은 화학적 반응에 의해 형성된 산화막의 표면에 칼슘 등이 함유되어 인체 내 삽입시 골 세포의 부착을 촉진시키는 특징이 있으며 코렌텍에 의해 세계 최초로 인공관절에 적용됐다. 3D 프린팅 기술의 하나인 AM(Additive Manufacturing)기술을 적용한 레이저 생체소재 코팅기술은 레이저빔으로 인공관절 표면에 3차원적으로 거칠면서 인체 해면 골 구조와 유사한 공극을 형성시켜 코팅 층의 결합 강도가 우수하면서 생체 친화적인 골 내 성장기능을 높여주며 MAO와 마찬가지로 세계 최초로 인공관절에 적용됐다.

인공관절 설계 개발기술은 환자의 해부학적 형상과 기능을 최적화 설계 기법과 해부학적 정합성 검증에 의해 재현 가능하도록 한다. 인공관절 제조기술은 나노 단위의 초정밀 미세가공 기술로 표현될 수 있으며 국제 규격 2배 수준의 조도와 진구도를 구현하여 인공관절 베어링의 수명을 증가시킬 수 있다.

코렌텍은 이 같은 우수한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해 인공고관절 시장에서 존슨앤존슨 등 글로벌 유수의 업체들을 제치고 국내 시장 점유율 1위(25%)를 기록했다. 자국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을 제치고 시장을 장악한 세계 최초 기업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2012년부터 시판한 인공슬관절의 경우 올해 시장점유율 10% 돌파를 계획하고 있으며 4년 후엔 시장 1위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국내시장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시장엔 2011년에 진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고관절과 슬관절 제품의 시판 허가를 받아 판매 중이다. 중국시장의 성장세를 감안해 올 들어 합자경영 계약을 체결한 중국의 의료기기 업체를 통해 인공고관절과 슬관절의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다.

이군희 코렌텍 부사장은 “지난해 매출 280억 원 중 해외 비중이 20%를 넘었는데 올해는 예상 매출 350억 원 중 해외시장 비중이 30%를 넘을 것”이라며 “전 세계 인공관절시장 규모가 20조 원인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회사의 미래를 밝게 평가했다.

천안 =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