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유우성측 ‘상황설명서’도 위조 정황”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검강력부장)은 유우성(34) 씨 측이 싼허(三合)변방검사참(출입국관리소)에서 발급받은 ‘상황설명서’도 위·변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확인작업에 나선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검찰은 이 문서의 발급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 12일 조사를 거부했던 유 씨를 재소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 씨가 지난해 11월 4일 중국에 있던 부친에게 보낸 위임장의 위임 내용에는 ‘상황설명서’ 발급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가족들이 싼허변방검사참 담당자에게 요청해 해당 문서를 2차례 발급받았다. 또 위임장에는 ‘2006년 6월 23∼27일 사용한 통행증의 종류와 사용횟수 확인’이라고 명시돼 있지만 상황설명서에는 날짜가 다른 2006년 5월 23일∼6월 10일의 출입경기록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인한 틀린 기록’이라는 설명이 들어가 있다.

검찰은 유 씨의 부친이 아닌 동생 유가려(27) 씨가 문서를 발급받은 경위와 상황설명서를 재발급받은 이유에 대해서도 의심하고 있다. 특히 재발급된 상황설명서는 당초 문서와 내용은 물론 서체·형식·띄어쓰기 등이 다르고, 가족의 요청으로 내용도 추가됐다.

검찰은 지난 12일 유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었지만 유씨 측은 “변호인 측이 제출한 문서가 제대로 발급됐는지를 물어보기 위해 유 씨를 불렀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조사를 거부했다. 검찰은 상황설명서 외 법원에 제출한 또다른 문서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문서의 입수 경위, 절차 등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주한 중국대사관 영사부는 상황설명서의 내용에 대해 ‘진실’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검찰은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영사부에 상황설명서의 발급 과정과 내용이 진실이라고 판단한 근거를 요청했지만 아직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박영출 기자 ev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