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은 신뢰다>低금리·低성장 장기화 탓… 글로벌 경쟁력 제고

금융회사들의 비정상적인 영업 행태는 저금리·저성장의 장기화로 국내 금융사 간 경쟁이 가열돼 이미 포화 상태를 보이고 있는 국내 금융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이 때문에 금융사들은 국내 시장 대신 해외로 눈을 돌려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한창이다. 글로벌화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성도 잡겠다는 것이다.

먼저 하나금융그룹은 2015년 글로벌 톱50 진입을 가정해 세운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 전략’ 로드맵을 꾸준히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총 24개국에 127개 해외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는 하나금융은 올해 현지 국내 기업 중심으로 산만하게 분포돼 있는 네트워크를 대폭 수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아시아금융벨트(중국-홍콩-베트남-인도-인도네시아-싱가포르-필리핀)를 구축한 데 이어 오는 2015년까지 중화권역, 동남아권역, 미주권역, 유럽권역의 금융벨트를 확보할 계획이다.

신한금융그룹의 경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현지화’를 해외 진출 핵심 전략으로 세우고 있다. 일본·중국·홍콩·베트남·캄보디아 등 세계 15개국에 진출해 72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 신한금융은 최근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을 인수했으며, 오는 4월 미얀마 대표 사무소도 설립한다. 신한금융은 내년까지 순익의 10%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인도네시아 사우다라은행과의 합병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의 네트워크를 확대해 현재 5% 수준인 해외 자산 및 수익 비중을 중장기적으론 15% 수준까지 늘려 나갈 예정이다. 2016년까지 ‘아시아 톱10 은행’을 목표로 선진국 시장과 이머징마켓 쌍끌이 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KB금융그룹은 최근 인도 뭄바이 사무소의 지점 전환을 추진하는 등 인도 금융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해외 진출이 늦은 것으로 평가되는 NH농협금융은 지난해 10월 미국 맨해튼에 뉴욕지점을 연 이후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