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푸드>스트레스성 복통, 병 없는데도 통증·설사·변비… 밀가루·기름진 음식 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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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성대장증후군이란 특별한 기질적인 원인이 확인되지 않는 상태에서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복통 및 배변장애를 말한다. 즉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들은 대장 내시경, 엑스선 검사 등 여러 가지 검사로 확인되는 질환을 갖고 있지 않으며, 그럼에도 식후 또는 스트레스 상황에 처하면 복통, 복부 팽만감, 설사 혹은 변비 등의 배변장애 증상을 보인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의 발병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정, 직장, 사회에서 경험하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1차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다. 특히 스트레스로 장운동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의 균형이 깨지면서 많이 나타난다. 장의 가장 바깥층을 형성하는 근육은 자동적으로 음식물을 대장을 따라 직장과 항문으로 이동시켜 주는데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장 근육에 비정상적인 수축이 발생하면서 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을 유발하는 것이다.

그래서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직장인, 자녀를 기르는 주부, 시험을 앞둔 수험생 등에게서 쉽게 발견된다. 이와 함께 유전적·가족적 소인, 자극적인 음식, 불규칙한 식사나 편식 등도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얼마 전 발표한 2008∼2012년 5년간 ‘과민성 대장증후군’ 분석 결과를 보면, 이 증상으로 진료 받은 인원이 2008년 149만 명에서 2012년 162만 명으로 13만 명(8.7%) 정도 늘었다. 총진료비는 2008년 약 584억 원에서 2012년 약 763억 원으로 179억 원(30.8%)쯤 증가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세는 쥐어짜거나 찌르는 듯한 복통과 함께 동반되는 변비와 설사다. 가끔 점액변이 배출될 수 있으나 혈변은 동반되지 않는다. 복통이 심하더라도 배변 후에는 대부분 호전된다. 환자의 일부는 대장 내 균의 구성이 비정상적이며, 이로 인해 장관 내 발효가 증가하고, 가스가 과다 생성돼 복부팽만이나 잦은 트림, 방귀 등의 증상에 시달린다. 전신 피로, 두통, 불면증, 어깨 결림 등의 증상도 나타나지만, 이러한 증상이 수개월 또는 수년간 계속되더라도 몸 상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특정 질환에 의한 것이 아니므로 진단하기 매우 어렵다. 대변검사, 대장 내시경, 혈액검사 등 여러 가지 기본적인 검사를 통해 원인이 되는 질환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도, 복부팽만감 등 불쾌한 소화기 증상이 반복돼 만성적으로 나타나거나 설사나 변비와 같은 배변장애 및 배변 후에도 잔변감으로 인한 불편감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단 한 번의 치료나 수술로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6개월 이상의 기간을 두고 ‘위와 장’ 기능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선 치료를 위해서는 심리적인 불안과 갈등 요인을 제거해 안정을 취해야 한다. 일상에서의 균형감 유지도 필요하다.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산책이나 걷기, 체조 등의 적당한 운동과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걷기나 달리기 등의 유산소 운동을 병행해 위장 기능을 활성화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술, 카페인, 밀가루나 인스턴트, 기름진 음식 등 대장에 자극을 줄 수 있는 것은 피하고 식사도 가능하면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요즈음 식단의 서구화로 많은 사람들이 채소류보다는 육류나 기름에 튀긴 음식을 좋아하고, 간편식으로 라면이나 떡볶이, 햄버거 등을 즐겨 먹는데 이러한 식품들은 장내 유해균을 활성화해 과민성대장증후군이나 변비를 악화시킨다.

전문가들은 과민성대장증후군은 건강에 큰 문제를 일으키진 않지만 정신적·육체적 고통과 함께 일상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줘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기에 증상이 심한 경우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도움말 = 명승재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