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환차익 노리고 ‘원高에 베팅’

원·달러 환율 급락을 이끌고 있는 외국인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순매수 기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원화 강세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시세차익은 물론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는 원고(원화가치 상승)에 ‘베팅’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지난 3월 26일 순매수로 전환한 뒤 9일까지 11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인 데 이어, 이날도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지난해 8월 23일부터 10월 20일까지 역대 최장인 44거래일 연속 순매수 이후 두 번째로 길다. 당시 외국인 순매수 지속으로 9월 3일 원·달러 환율 1100원 선이 깨진 이후 1060원 선까지 가파르게 하락한 바 있다.

외국인은 최근 11거래일 동안 모두 2조5859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하루 평균 2351억 원을 꾸준히 사들인 셈이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이 기간 누적으로 각각 7983억 원, 1조7834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이 같은 순매수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글로벌 달러 약세와 신흥국 통화 강세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면서, 원화가치 상승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외국인들이 이머징 통화 강세 흐름에 편승하는 것과 함께 ‘중위험 중수익’ 국가로서의 한국 증시에 매력을 느껴 꾸준히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대형주인 ‘전차(電車)’ 위주의 순매수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11거래일 동안 삼성전자 주식을 모두 1조96억 원어치 사들이며 전체 순매수 금액의 39.3%를 쏟아부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