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전방위 확대>유씨 일가 적용혐의, 횡령·배임 등 ‘10개’ 넘을 듯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의 핵심은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계열사와 연관된 수상한 자금 거래, 국내외 차명 부동산을 이용한 자금 세탁, 사진 강매를 통한 비자금 축적 등으로 요약된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은 25일 유 씨 일가에게 적용할 혐의가 10여 가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회계장부와 하드디스크 분석, 참고인 조사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계열사 - 구원파 - 유병언’ 자금이동 = 검찰의 1차 수사 대상은 유 전 회장 일가의 경영 전반에 걸친 횡령·배임 의혹이다. 유 전 회장 일가의 불법 경영이 청해진해운의 부실 관리로 이어졌고, 결국 세월호 침몰사고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일가가 아이원아이홀딩스 등 10여 개의 계열사를 차려놓고 계열사 간 편법 지원, 부당 증여 등의 수단으로 회사에 손실을 끼친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특히 유 전 회장의 ‘측근 7인방’이 모두 구원파로 알려지면서 계열사와 구원파 간의 자금 거래도 중점 수사 대상에 올랐다.

검찰은 구원파 신도들이 낸 헌금 등이 청해진해운 등 유 전 회장 측 계열사들의 자금 공급원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역으로 계열사의 자금이 세금탈루 등을 목적으로 구원파로 다시 흘러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함께 구원파에서 경리업무를 맡은 실무자 등을 먼저 소환하고, 혐의가 드러나는 대로 핵심 측근들을 소환할 방침이다.

◆차명 부동산 = 유 전 회장 일가의 해외 부동산은 최소 200억 원대에 달하고, 국내에서도 땅을 집중적으로 매입해 그 규모가 수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일가와 측근들의 명의, 혹은 영농조합 이름으로 구입한 부동산이 상당 부분 부동산실명거래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가가 모여 사는 서울 서초구 ‘유병언 타운’의 경우 애초 유 전 회장의 땅이 측근과 아들 명의로 돌고돌아 결국 장남 유대균(44) 씨에게 넘어간 수상한 거래도 확인했다. 미국 뉴욕의 아파트나 캘리포니아 농장, 프랑스 마을 ‘쿠르베피’ 등을 구입할 때 당국에 신고 없이 국내 자금을 빼돌리기 위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부동산 구입시 외화를 무단 반출한 사실이 밝혀지면 역외 탈세 혐의가 적용된다.

◆사진 강매 = 검찰은 ‘아해’라는 사진작가로 활동한 유 전 회장이 해외에서 촬영한 사진 수백 장을 계열사들이 수백억 원에 매입하거나 사진으로 만든 달력을 개당 수백만∼수천만 원에 판매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계열사에 사진 구매를 강요했는지, 실제 가격보다 부풀렸는지, 판매대금을 은닉해 비자금으로 활용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계열사들은 유 전 회장의 사진을 장당 많게는 5000만 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의 사진으로 만든 달력을 개당 500만 원씩 총 수억 원을 받고 계열사에 판매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