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피해 배상금, 유병언일가 재산 구상권 가능”

검찰이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재산을 세월호 피해자에 대한 배상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결론내린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정부는 이에 따라 실종자 구조 등 사고 수습 국면이 마무리되면 피해자와 가족 등에게 배상금을 우선 지급하고, 유 전 회장 일가 등에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유 전 회장의 청해진해운 경영 개입과 재산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최근 관련 판례 검토 등을 거쳐 유 전 회장에 대한 구상권 청구가 법률적으로 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근 수사에서 유 전 회장이 세월호 도입과 증축, 매각 추진 과정에 깊숙하게 개입했고 일반적인 경영 현황도 일부 보고받은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유 전 회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형사 책임을 묻는 것과 별도로,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 가지고 민사상 책임을 묻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희생자 가족 및 부상자들과 협의를 거쳐 배상금과 위로금 등을 우선 지급하기로 사실상 결정했다. 세월호 피해자들이 개별적으로 소송을 제기할 경우, 배상금 등을 지급받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변호사 선임 등 금전적 비용이 든다는 점도 고려한 조치다.

정부는 세월호 기름 유출로 인한 어민 피해, 세월호 인양 비용 등도 모두 유 전 회장 일가 등에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세월호 피해자 배상에 1000억 원 이상, 인양에는 2000억∼30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