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교육감 선거-중>‘공짜’ 공약만 판치고… 교육·안전은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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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대부분 선심성 무상교육복지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무상복지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지난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 쏟아져 나온 ‘무상보육’ ‘무상교육’ 등의 무상공약으로 인해 저소득층 지원 예산 축소 등의 각종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지만, 무상시리즈는 이번 선거에서 더 확대되고 있어 교육 및 시설안전 등 필수 교육예산의 부족현상이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 현장의 무상급식=무상교육복지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무상급식이다. 2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내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전면 무상급식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지역, 학교별 특성을 고려한 급식 편성과 가격 자율 책정이 어려워 학교 현장에서는 급식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 중랑구의 한 초등학교 영양사는 “값비싼 친환경 재료비에 한정된 급식비를 맞출 수 없어 식단이 부실해지면서 음식물쓰레기가 많이 늘었다”며 “어쩔 수 없이 아이들 입맛에 맞추려고 설탕이나 조미료 등을 많이 쓰게 됐다”고 말했다.

수익자 부담 없이 급식예산이 일괄 적용되면서 학교 현장에서는 항상 예산 부족에 시달린다. 현재 서울시내 학교 중 약 60%는 식당에서, 나머지 40%는 교실에서 배식을 하고 있다. 교실 배식은 안전사고 위험성이 높고 위생 문제가 있지만 학교 자체적으로 식당 마련에 필요한 대규모 예산을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식당이 있더라도 장소가 좁아 전 학년이 점심을 먹는 데 무려 2시간이 소요되는 학교도 있다.

친환경 급식 재료 공급을 위해 서울시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신설한 서울친환경유통센터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시교육청이 센터에 대한 수의계약 범위를 다른 유통업체와 다르게 책정해 특혜논란이 제기됐고, 이후 수의계약 혜택을 없애자 센터와 거래하는 학교는 전체 학교 중 66.7%(867개교)에서 1.3%(16개교)로 급격히 줄었다.

◆재정압박 심화= 한국교육재정경제학회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의 전체 교육복지 관련 예산은 지난 2009년 4576억 원에서 지난해 1조1915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 중 급식 사업비는 같은 기간 11억 원에서 2441억 원으로 급증했다. 누리과정지원예산도 2012년 1603억 원에서 지난해 4782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를 토대로 교육복지 재정 규모는 2014년 1조3346억 원, 2018년 2조91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반면 기초학력부진학생 특별지도비, 학력향상지원비 등은 2009년 209억 원에서 지난해 29억 원으로 급감했다.

특히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복지예산이 2012년 3117억 원에서 지난해 2560억 원으로 감소했다. 현재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나선 조희연 후보는 무상급식 확대, 무상 방과후 학교, 무상 유아교육 등의 공약을 내놨다. 이상면 후보는 무상급식을 대상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되 예산을 늘려 질을 높이겠다고 밝혔고, 고승덕 후보는 현행 유지 입장을 내놨다. 문용린 후보는 일단 현행 유지를 하되 장기적으로 무상급식 축소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