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비상’>벼랑 내몰린 中企·소상공인

“단체 손님 예약 취소가 계속되고 있어요. 6월 중순까지 단체 예약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하루 매출이 400만∼500만 원가량 됐는데 요즘은 단체 손님이 없어 250만∼300만 원 정도로 줄었습니다. 언제쯤에나 꺼진 소비심리가 살아날지 걱정이 태산입니다.”(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A식당 주인)

“환율 악재와 내수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주변 회사에서 야근하는 직원들의 차량을 찾아볼 수가 없어요. 지난 1분기 매출이 25% 줄었는데, 이대로 가면 2분기에도 더 악화될 게 불을 보듯 뻔합니다. 정부가 내수 진작에 적극 나서 중소기업들을 살려줘야 합니다.”(인천 남동공단 B중소기업 대표)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이후 내수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들과 중소·중견기업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28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6월 중소기업 업황전망 건강도지수(SBHI)를 보면 전월(96.3)보다 4.8포인트 하락한 91.5를 기록했다. 이 같은 낙폭은 지난 2012년 6월 경기전망(-5.6포인트) 이후 2년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SBHI가 100미만이면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세월호 참사 이후 소비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소상공인의 매출 악화는 이미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숙박·음식업, 여행업 등 소상공인 400명을 대상으로 한 중앙회의 ‘세월호 사고 여파에 따른 소상공인 경기 체감 설문조사’ 결과, 소상공인 10명 가운데 8명이 경영상 타격을 입었다고 답했다. 지난해 4∼5월과 견줘 소상공인 매출액은 33.4% 줄었으며, 세월호 사고 이전 대비 37.1% 감소했다.

소상공인들은 매출액 감소로 차입금 등 부채 증가(27.8%)와 세금 및 각종 공과금 체납(23.4%), 임대료 등 각종 대금 납부 지연(21.8%)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여행사 등 사업지원서비스업종의 경우 81.4%가 사고 여파로 이미 체결된 예약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경험을 했다고 답했다.

박해철 중기중앙회 정책개발1본부장은 “세월호 참사로 현재 소상공인은 희생자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과 생업 걱정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조속한 사고 수습과 경제활력 회복 노력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