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재고떨이 창고대방출 조짐 “자체 가이드 협의”

도서정가제 시행을 앞두고 우려했던 창고대방출 혹은 책 폭탄세일이 벌어질 것인가.

한국서점조합연합회를 비롯한 일부에서는 도서정가제 시행을 앞두고 일부 업체가 과다한 할인 판매를 통해 시장을 혼탁하게 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오는 11월 새 도서정가제법이 시행돼 15% 할인율 제한이 적용되기 전에 출판사들이 갖고 있던 재고를 각종 할인 프로모션으로 떨어낼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미 온라인 서점을 중심으로 상당한 할인, 프로모션이 진행되고 있다.

정확한 수치로 집계되지는 않지만 한 출판 관계자는 도서정가제법 개정안 통과 이전에 대략 1000종 정도가 할인을 실시했다면, 현재는 1500종 정도가 대규모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다고 추산했다.

문제는 이 같은 새 도서정가제 시행을 앞두고 벌어지는 ‘떨어내기식 할인’이 결과적으로 출판계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조재은 양철북 대표는 “만약 이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전체적으로 출판사가 엄청난 불신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출판사와 온라인 서점 등이 함께 자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해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온라인 서점들이 서로 눈치보기식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중인 상태로, 일정한 대원칙이 세워지면 이에 따르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한편 출판계에서는 이번 새 도서정가제시행을 계기로, 출판사·서점·독서단체가 연대하고 기업과 정부의 협력을 이끌어내 대대적인 국민독서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법 개정 과정에서 관련 업계가 상생과 합의를 이루는 모델을 만들었고, 이런 노력과 협력을 책 읽는 대한민국 운동으로 이어가야 할 것”이라는 조 대표는 “그동안 출판·서점계는 독서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해왔으나, 개별적이고 독자적인 형태여서 영향이 크지 않았다”며 “책 읽는 학교, 책 읽는 기업, 책 읽는 사회 운동을 대대적으로 펴나가는 한편 취약한 지역 도서관을 활성화하고, 도서관이 지역사회에서 제 역할을 다 하도록 지원하는 노력도 계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