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푸드>재첩국에 현미밥 숭늉… 서방님 피로해소에 ‘굿’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의원 원장으로 인술을 펼치고 있는 주부 한의사 지은영, 권용주, 조선영(왼쪽부터) 원장이 각각 재첩국과 양파주스, 현미 누룽지 숭늉 등을 ‘남편을 위한 아침건강식’이라고 공개했다.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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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학의 주요 화두 가운데 하나가 약식동원(藥食同源)이다. ‘음식과 약의 기원이 같다’는 말이다. 실제로 한의학에서는 전통적으로 모든 질병의 치료에 식치(食治)와 식이요법을 중시해왔다. 그만큼 매일 매일 섭취하는 음식이 건강 유지에 중요하다고 여긴 것이다. 그러면 식치의 중요성을 염두에 두고 처방을 내리는 한의사 자신들은 정작 어떻게 건강관리를 할까. 본인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 어떤 음식을 즐겨 먹을까. 주부 한의사 3인이 ‘남편을 위해 직접 만드는 아침건강식’을 공개했다. 공복 뒤 뇌활동이 재개될 때 먹는 아침식사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새삼 거론할 필요가 없다.

권용주(33) 국회의원회관 한방진료실 원장과 조선영(38) KBS한의원 원장 그리고 지은영(39) 약수아이누리 한의원 원장은 경희대 한의대 선후배 사이다. 학부 때부터 친하게 지냈으며, 한의대 내에서 성평등위원회를 같이 운영할 정도로 서로 생각이 같고 팀워크도 좋은 사이라고 한다. 지금도 한의기능영양의학회(회장 윤승일)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다. 한의기능영양의학회는 영양학과 기능의학을 접목해 한의학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출범한 학회다. 따라서 권 원장과 조 원장, 지 원장이 특히 영양에 관심이 크다는 것을 새삼 실감케 한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료를 하고 있는 권 원장은 남편 건강식으로 양파 사과주스를 추천했다. 그는 양파주스가 “남편이 과음을 할 때가 있는데, 아침 숙취에도 도움이 되면서 만들기 간단한 해독주스”라고 설명했다. 권 원장은 “집 냉장고에 있는 채소 2∼3가지를 익힌 후 제철과일과 같이 갈아주면 훌륭한 해독주스가 된다”며 “양파는 물론 양배추·당근·브로콜리뿐 아니라 미나리·케일·신선초도 좋고, 여기에 산딸기·블루베리·앵두·키위 등을 더해주면 맛도 좋다”고 말했다. 단 양파는 속을 쓰리게 할 수 있어 익혀서 갈아야 하며, 콩가루나 보릿가루를 한 숟갈 더해주면 더욱 든든한 아침식사 대용이 된다고 부연 설명을 곁들였다.

남편의 아침 식사로 ‘현미 누룽지 숭늉’을 종종 상에 올린다는 조 원장은 “진료할 때도, 두뇌 활동이 많고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환자들에게 아침식사를 제대로 하는지 재차 확인하고, 아침식사의 종류가 어떤 것인지 항상 묻곤 한다”며 “적절한 아침식사가 질병 회복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상세히 설명해 준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국제수유인증상담가(IBCLC) 자격증을 지니고 있으며,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총무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현재 여의도 KBS 내 복지시설 한의원에서 진료를 보고 있다. 조 원장은 현미누룽지 숭늉은 두뇌활동이 많은 분들이 소화기능이 약할 때 특히 좋은 음식이라고 강력 추천했다.

지 원장은 남편 아침 건강식 중의 하나로 숙취를 풀어주면서도 속을 든든하게 해주는 재첩국을 추천했다. 지 원장은 서울대 화학교육과 재학 중에 전공을 바꿔 경희대 한의대에 다시 입학한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지 원장은 현대인의 식생활과 관련, “최근 간헐적 단식이나 아침단식이 다이어트 비법으로 인기가 높은 것 같다”며 “저녁에 과식한 경우 아침단식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단식보다는 지속적 소식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특히 아이들은 아침단식이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파쥬스

양파는 해독, 혈중 지질 감소, 소화를 돕는 작용을 지녔다. 특히 깨끗이 씻은 양파 껍질까지 함께 먹으면 항산화 및 항혈전 효과가 증대된다. 또 양파에는 마늘과 마찬가지로 매운 맛을 내는 알리신 성분이 풍부하다. 알리신은 곰팡이 등 외부 세력의 침입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낸 항균, 항산화 성분이다. 함께 갈아넣은 사과는 동의보감에 보면 몸의 열을 내리고 해독시키며 부기를 내리고 경락을 소통시키는 효과가 있다.

#현미 누룽지 숭늉

누룽지는 전통적으로 소화를 돕는 음식이다. 누룽지를 만들 때 발아현미를 사용하면 그 같은 효능을 더욱 크게 할 수 있다. 발아현미는 한약명으로는 ‘곡아’라 하여 소화가 잘 안 되고 배가 아프며 설사하는 경우에 소화를 돕고 기력을 보충하기 위해 사용됐다. 일반적으로 현미에는 티아민, 리보플래빈, 피리독신, 니아신 등 비타민 B군이 풍부하여 체내 당과 에너지 대사를 돕는다. 또한 이 성분들은 두뇌 활동을 촉진하는 데도 좋다.

#재첩국

재첩에는 타우린, 메티오닌 같은 필수아미노산이 들어있어 간기능을 보호하고 피로해소에 도움이 된다. 또 강장작용을 하는 아연이 포함되어 있다. 같이 곁들이는 부추에는 알싸한 맛을 내는 황화알릴이 들어있는데 이 황화알릴에 포함된 유기황이라는 영양소는 이담작용을 도와 간해독을 해주고 염증을 억제하여 관절에도 유익하다. 동의보감에 모든 조개류는 간과 담에 작용하여 열을 내려주고 술독을 푸는 약성을 가지고 있다고 돼 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