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구조개혁 우리가 이끈다>“철저한 현장·실무 교육… 사회 기여할 ‘The Only One’ 육성”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동서대는 지난해부터 경영학부 강의실을 가상 사무실로 꾸며 하나의 회사처럼 운영하는 ‘보이스’ 프로그램을 적용, 학생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강의실 위로 기획1팀, 기획2팀 등의 부서명이 보인다. 동서대 제공

“지역대학의 특성화는 지역이 발전하는 방향에 맞는 분야를 특성화하면서 지역 발전에 공헌하는 대학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동서대는 철저하게 현장중심, 실무중심 대학을 표방하면서 직접 지역 산업과 연계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는 것이 대학 특성화 포인트라는 생각으로, 20년 전부터 이를 꾸준히 실천하고 있습니다.”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지난 10일 부산 사상구 동서대 총장 접견실에서 문화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학들은 저마다 주어진 역할과 기능이 있으며, 지역대학인 동서대는 지역 발전에 기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라며 “동서대의 특성화 분야도 대부분 부산시의 전략산업 육성 방향과 일치하는 디자인, 영화·영상, 디지털콘텐츠 등으로, 부산 발전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동서대의 목표이자 동서대 특성화의 골자”라고 강조했다.

장 총장의 이 같은 확고한 소신 탓에 설립된 지 20여 년밖에 안된 동서대는 벌써부터 여러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들을 내고 있다. 우선 입시생들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가장 많은 취업률에서 동서대는 해마다 부산·울산·경남지역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교육 역량이 우수한 대학에 정부 자금을 지원하는 교육부의 각종 사업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교육역량강화사업의 경우 부산지역 사립대 가운데 유일하게 4년 연속 선정되는가 하면 최근에는 산학협력선도사업(LINC)에 또다시 선정됐다.

2010년 11월에는 지역 사립대 중에서 유일하게 한·중·일 3국 정부가 공동 추진하는 ‘캠퍼스 아시아 사업’에 뽑히기도 했다. 선발된 학생들이 3국의 교류대학을 오가며 공부한 뒤 해당 대학의 졸업장을 모두 받는 이 프로그램에 선정된 국내 대학은 동서대를 포함, 서울대, 고려대, 부산대, 성균관대, 포항공대, 카이스트, KDI대학원 등 모두 8개 대학뿐이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 6월에는 영국의 세계적인 대학평가기관 QS의 아시아지역 국제화 부문 50위에 올랐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QS의 국제화 순위에 포함된 대학은 동서대가 유일하다.

장 총장은 “이런 성과들은 정부가 특성화를 주문하기 전부터 지역 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특성화를 생존전략으로 삼아 힘을 쏟아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대학의 교육개혁 3대 비전 가운데 하나가 바로 특성화입니다. 동서대의 특성화 전략은 캠퍼스 안에만 머무는 ‘책상머리 특성화’가 아니라, 부산의 발전 방향과 코드를 맞춘 실질적인 산학협력 방안입니다. 예를 들어 2012년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에 제2캠퍼스를 오픈, 이곳으로 옮겨온 ‘임권택영화예술대학’은 부산 영화영상산업의 집적지에서 입체적인 산학 연계를 통한 ‘실전적 특성화’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장 총장은 “융·복합적이고 창의적인 교육을 위해 학문 간의 칸막이도 허물 생각”이라고 말했다.

동서대의 특성화는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을 통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통섭에 바탕을 둔 교육 역량 강화다. 이를 위해 ‘임권택대학’은 내년부터 또다른 특성화 분야인 디지털분야와 통폐합해 단과대 체제로 재출범할 예정이다. 영화예술산업과 디지털콘텐츠 융합이라는 시대의 흐름에 맞추고, 통섭을 모색하는 학문적 흐름을 선도하기 위해서다. 또 영상매스컴학부의 경우 미디어주식회사 형태로 교과과정을 완전히 개편해 미디어업계와 교수진이 학생 교육에 공동 참여하는 특성화 전략을 추진하는 등 여러 학부 및 전공들이 산학 협력에 바탕을 둔 특성화를 모색중이다.

또 특성화 학부의 하나인 디자인학부의 경우 산업·시각·환경·패션 디자인 등 4개 학과를 통폐합하고 커뮤니케이션·크리에이티브광고 루트(route·실무형 전공 진로) 등 8개 루트를 개설하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되면 커뮤니케이션 루트 학생들은 디자인 말고도 정보기술(IT)과 마케팅을 함께 배우게 되는 방식이어서 학생들이 특정 학과에 속할 때보다 다양한 공부와 실습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그는 기대하고 있다.

장 총장은 이런 프로그램들을 뒷받침하기 위해 동서대만의 교육 역량 강화 방안도 추진중이다. 무엇보다 교육 역량 강화를 위해 내년부터 강의시스템을 대폭 바꿀 계획이다. 개설강좌의 주요 내용을 온라인 동영상 강의를 통해 학생들이 미리 집에서 듣고, 강의시간에는 이를 토대로 관련 주제에 관한 팀별 발표, 질의응답과 토론식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온라인 강의(E-Learning)와 오프라인 강의(강의실에서의 토론 및 발표 수업)를 융합한 이른바 ‘O2O(Online to Offline)수업’으로 불리는 이 새로운 시스템은 지난해부터 물류학과에서 시행중이다. 이를 위해 교수들은 15주 분량의 강의 내용을 모두 개강 전에 동영상으로 녹화했다.

또 경영학부도 지난해부터 강의실을 가상 사무실로 꾸며 하나의 회사처럼 운영하는 ‘보이스’ 프로그램을 적용,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교육을 도입하고 있다. 강의실이 회사 체제로 운영되면서 학생들이 모두 ‘사장’과 ‘간부’, ‘사원’의 역할을 맡으며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장 총장의 이 같은 교육 개혁 신념은 스티브 잡스가 가장 혁신적인 대학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미국 플로리다주 풀세일대를 지난해 여름에 방문하면서 더욱 굳어졌다.

“당시 풀세일대를 방문해보니 한밤중에도 수업을 하기에 신기하게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심야는 물론 주말 수업을 하는 교수도 아주 많았습니다. 학생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수업을 듣도록 하는 방식이지요. 방학도 없이 학교가 돌아가니 4년의 학사 과정을 2년 만에 마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학과 간 장벽도 없어서 학생이 저절로 융합 학문을 하는 시스템을 보고 이 정도는 되어야 진정한 교과개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동서대가 추구하는 인재상은 가장 뛰어난 사람(The Best One)은 아니지만 해당 분야에서 없어서는 절대 안되는 유일한 사람(The Only One)”이라며 “학생 개개인의 탤런트를 발굴하고, 이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교육을 통해 세상에서 자신만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인재를 지향하는 것이 동서대의 교육 목표”라고 말했다.

한강우 기자 hangang@munhwa.com